기겁하는 낙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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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와 야수 (2017) / 빌 콘돈 단평

출처: IMP Awards

공예품을 팔기 위해 길을 떠났다가 이상한 성에서 자신에게 줄 장미를 따다 갇힌 모리스(케빈 클라인) 대신 성에 남은 벨(엠마 왓슨)은 성주인 야수(댄 스티븐스)와 조금씩 가까운 사이가 된다. 한편 딸을 찾기 위해 노력하던 모리스는 딸에게 연정을 품고 있는 개스톤(루크 에반스)의 음모에 죽을 뻔 한다.

고전 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었던 각색판을 다시 실사 영화로 각색했다. 원작의 이야기 구조는 거의 살리고 등장인물과 몇몇 설정을 좀더 추가하고 다듬었다. 기본적으로는 균형이 좋았던 원작을 매우 훌륭하게 영화로 옮긴 작품. 발달한 컴퓨터 그래픽 덕분에 애니메이션에서나 가능할 법한 장면도 잘 옮겼다.

전체적인 틀은 별로 변하지 않았지만 등장인물의 성격이 더 분명하고 시대적이 되었다. 아무래도 뒷 이야기가 더 붙은 벨과 모리스의 배경이 든든해졌다. 늘어난 뮤지컬 넘버는 이전 곡만큼 인상적이지는 않지만 원래 곡처럼 잘 어울리긴 한다. 예상대로 벨의 노래는 원곡에 비해 쉽게 다듬었는데 개스톤과 주전자 여사의 노래는 원곡과 흡사하다.

잘 각색한 동화 원작 뮤지컬 애니메이션의 잘 옮긴 영화판. 애니메이션을 압도하는 엠마 왓슨의 미모가 특히 대단하다. 이정도 수준을 유지한다면 애니메이션 성공작을 영화로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를 꾸준히 기대해도 될 법하다.


걸 온 더 트레인 (2016) / 테이트 테일러 단평

출처: IMP Awards

불륜으로 남편과 이혼한 레이첼(에밀리 블런트)은 뉴욕 출퇴근 기차에서 항상 자신이 살았던 집을 쳐다보다가 옆집에 사는 완벽한 부부를 보고 공상을 한다. 그러던 어느날 완벽한 부부의 부인(헤일리 베넷)이 남편이 아닌 남자(에드가 라미레즈)와 입맞춤을 하는 광경을 목격하고, 그날 뉴스에서 부인의 실종사건을 본 후 남편(루크 에반스)을 찾아간다.

지나가는 길에 목격한 사건의 실마리를 증언하는 인물이 이미 약점을 가지고 있고 주변의 신용도 얻지 못하는 상황에서 진범을 추적하는 추리극. 애거서 크리스트 고전 단편이나 [이창] 같은 영화와 같은 목격담 계열의 추리극으로 사건 도입부와 주인공의 과거와 약점이 밝혀지는 중반까지 집중력이 매우 좋다. 특히 알콜 중독으로 자신을 믿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건을 추적하며 쉴새 없이 흔들리는 주인공을 맡은 에밀리 블런트가 일품인데, 포스터를 장식하는 에밀리 블런트를 보러 왔다가 못지 않게 강렬한 다른 두 여배우를 보는 맛이 쏠쏠하다.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고전적인 외모가 영화와 더 잘 어울렸던 레베카 퍼거슨이 매우 좋다.

원작은 어땠는지 모르겠으나, 영화로는 사족이 많은 편. 특히 레이첼이 용의자이자 정신과의사 카말을 찾아간 이후의 장면은 과거사를 알려주는 이상의 기능을 못하는데, 플롯에도 내래이션에도 도움이 안되는 잉여에 가깝다. 결국 비밀번호를 풀지 못하는 애나의 시퀀스도 마찬가지. 무엇보다 반전 이후 돌변한 범인이 이전 행동과 연관성이 너무 떨어지고 작위적이라 후반부 영화의 재미가 뚝 떨어지는 흠이 있다.

중반부까지 나쁘지 않고 배우들 매력이 넘치는 수수한 스릴러. 원작은 어땠는지 모르나 평범한 연출이 리듬을 잃는 각색에 나락에 빠져 범작을 넘지 못하는 희미한 영화다.


콩: 스컬 아일랜드 (2017) / 조던 보트-로버츠 단평

출처: IMP Awards

월남전 말기 괴물의 존재를 확신하는 란다(존 굿맨)는 정글전에 능한 전직 영국 특수부대원 콘래드(톰 히들스턴)와 함께 [해골섬]에 침투한다. 지질 조사를 명목으로 섬에 폭탄을 떨어트리던 조사팀은 갑작스럽게 나타난 거대한 유인원의 공격에 모두 추락하고 전멸 위기 직전까지 간다.

문명에서 동떨어진 야생섬에 도착한 미국인이 거대한 유인원을 만나 싸우는 원작을 적당히 각색해 다시 만들었는데, 괴물 세계관을 확장시키려는 의도가 노골적이라 발견으로 끝낸다. 전체적으로 야생섬은 변한 것이 없고 지구공동설에 의해 지구 속 괴물들이 [퍼시픽림]하고 비슷한 설정으로 지구로 쳐들어오려는 상황이 더해졌다. 덕분에 [콩]은 원작보다 훨씬 친지구적인 히어로 괴물로 그리는 것이 특징.

의도가 헐리웃 자본으로 [킹콩]과 [고질라]의 대결을 그리는 것을 시작으로 몬스터 세계관을 확장하는 것이라 결말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이야기가 현격하게 늘어지는 치명적인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원작에서 중반까지에 해당하는 [해골섬]에서의 모험담 만으로 이야기를 각색했으면서 원작의 오마주 이상으로 이야기를 확장하지 못하다보니 러닝타임을 견딜 만큼 충분한 이야기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피아를 분명하게 하기 위해서 적이 한 종류로 줄어들다보니 더욱 그렇다. 설상가상으로 인간 쪽 영웅을 맡은 콘래드의 액션 시퀀스도 쾌감이 없는 편. 도대체 어디가 정글전 전문가인지 모르겠다.

늘어지는 이야기에 얽힌 대부분이 영화의 약점이기 때문에 장점의 빛이 바래는데, 처음 헬기와 조우하여 벌어지는 [콩]의 등장장면은 이전 어떤 [킹콩] 영화보다도 멋있고 때로 아름답기도 하다. 발달한 특수효과를 유감없이 사용한 결과가 가장 의미 있게 빛나는 부분.

대부분이 스테레오타입인데다가 이렇다할 깊이마저 없는 상황이라 좋은 배우들을 거의 낭비했다. 그나마 성격이 분명한 군인을 맡은 새뮤얼 L. 잭슨과 개그 캐릭터를 맡은 존 C. 라일리가 선방.

태생적인 한계를 넘지 못한 아쉬운 완성도의 영화. 평범한 이야기가 프랜차이즈의 떡밥을 넘지 못한 드물지 않은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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