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겁하는 낙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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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2019) / F. 개리 그레이 단평

출처: IMP Awards

빠리에서 활동하는 [맨 인 블랙] 최고 요원 H(크리스 햄스워스)는 처음으로 직접 조사해서 요원이 된 M(테사 톰슨)을 인턴으로 데리고 다니며 훈련을 시키기로 한다. 외계에서 지구에 들렀다 가는 유력자를 만나던 두 요원은 2명의 외계인 암살자가 나타나 살인 후 물건을 탈취하려는 상황을 목격하고 뒤를 캐기로 한다.

음모이론과 블랙 코미디를 SF 활극으로 엮은 시리즈물 최신편. 무대를 유럽으로 옮겼다. 전편과 등장 인물을 공유하기도 하고, 사건과 기믹, 분위기까지 성공한 시리즈였던 전작을 그대로 활용한 신작. 미국에서만 벌어졌던 전작에 비해 유럽을 시작으로 세계를 돌아다니며 일을 처리해 본드 무비처럼 각색했다. 거기에 2편부터 시도를 하려고 했던 남녀 파트너를 엮은 작품.

전반적으로 원작의 성공적인 요소를 그대로 가져다 썼고 스타 캐스팅으로 안전장치를 했는데, 영화가 영 재미 없다. 황당한 것을 전제로 하는 [맨 인 블랙]의 이야기가 전혀 맥락이 없어도 된다고 오해한 시나리오의 저급함이 가장 큰 문제. 반전이 나와도 놀랍지 않을 만큼 당최 전개에 기본적인 틀 자체가 엉성하다. 습작 수준의 팬픽을 시나리오로 썼는데, 대형 제작비 덕분에 화려한 CG와 스타 캐스팅이 간신히 무마하는 영화.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블랙 코미디였지만 일정한 톤과 허를 찌르는 유머, 다양한 컨텍스트를 절묘하게 활용하고 굴곡이 확실한 이야기를 갖췄던 전작에 누가 되는 졸작.


고질라: 킹 오브 몬스터 (2019) / 마이클 도허티 단평

출처: IMP Awards

전작 [고질라]가 나타나며 벌어진 사고로 아이를 잃고 지구 여기저기에 잠들어 있는 괴수들을 추적하는 학자 에마(베라 파미가)는 인공적으로 신호를 내 괴수를 깨우는 방법을 개발한 시점에 정체불명의 무장 집단의 공격을 받고 딸 매디슨(밀리 바비 브라운)과 함께 납치 당한다. 아이를 잃은 충격으로 아내와 하던 공동 연구를 포기하고 오지에서 개인 연구를 하던 마크(카일 챈들러)는 딸과 아내가 납치 당한 소식을 듣고 추적팀에 합류한다. 둘을 납치한 조직은 인공 신호를 이용해 전세계에 있는 괴수를 모두 깨우려 한다.

괴수끼리 싸우는 세계관 ‘몬스터 유니버스’ 세번째 작품. 성공적으로 리부트 하며 유니버스 시작을 알린 [고질라]에서 벌어진 사건 이후 괴수를 발견한 인간이 최악의 괴물 ‘기도라’를 깨우고, 알고보니 정말 악당인 ‘기도라’를 잡으러 천적 [고질라]가 다시 나타나 난투를 벌이는 내용. 전편과 비슷한 구도에 원작에서 더 지명도가 높은 괴물을 끌고 왔다. 원작에 대한 오마주를 비롯해서 세계관을 염두에 둔 떡밥, 전작부터 이어진 실마리를 잘 버무려 놓은 촘촘한 시나리오에 공들인 티가 나는 영화. 괴수 등장과 대결을 전제로 한 까닭에 근본적인 황당함은 남지만 ‘- 유니버스’ 계열 영화가 가진 태생적 한계일 것이다.

괜찮은 시나리오에 나쁘지 않은 시각효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심심한 편. 재난의 규모는 전작보다 더 커졌는데 압도적인 재난을 괴수 영화와 버무린 아이디어를 속편까지 활용하며 식상해졌고, 두 괴수의 대결 시퀀스는 극적 부활 플롯을 넣었는 데도 불구하고 굴곡이 약해 밋밋하다. 게다가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악당의 이유도 빈약한데다 주요 인물의 심경 변화도 몰입하기 어려워 ‘유니버스’를 벗어난 한편의 영화로는 많이 아쉽다. 거창한 제목과 대미를 장식하기 전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막중한 임무를 맡은 영화 치고는 함량 부족한 작품.


블랙 47 (2018) / 랜스 달리

출처: IMP Awards

영국군 복무하다 고향으로 돌아온 피니(제임스 프레치빌)는 가족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이민을 가려고 한다. 하지만 때는 1847년 감자마름병으로 고향 아일랜드에 대기근이 온 상황. 기아로 어머니가 죽고 수탈에 항의하다 형이 사형 당한 것을 알게 된다. 마지막 남은 가족인 형수와 조카들을 데리고 떠나려 하지만, 추운 겨울에 지주가 퇴거 명령을 내린 상태. 행정 명령을 수행하려온 경찰에게 피니가 체포 되고, 조카는 퇴거에 반대하다 사살 당한다.

전 세계적 기상 이변과 영국의 수탈로 가난이 극에 달했던 1847년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가족을 모두 잃은 퇴역 군인이 지배층에 보복하는 이야기. 시대 배경이야 (아일랜드 뿐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유명한 시기의 장소인데, 당시의 참혹한 현실을 묵직하고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상황을 처연하게 묘사하는 것만으로 빼어난데, 영화는 설득력 있게 주인공의 보복전을 풀어내며 대중 영화의 미덕을 끌어온다. 알고 보니 막강한 전쟁영웅이었던 주인공이 직접적인 폭력을 사용해서 보복하는 플롯은 [람보]의 연장선에 있는데, 추적자가 참전 시절 그를 잘 알고 있는 과거 상사라는 점이 더욱 그렇다. 속편의 대중성 때문에 평가절하된 [람보]만큼이나, 참전 용사의 트라우마를 설득력 있게 장르 문법으로 풀어낸 수작.

얼굴이 덜 알려진 제임스 프레치빌은 영화에서 현실감이 오히려 높아 보여 매우 훌륭하다. 얼굴이 알려진 배우들을 적재적소에 배분해 무게를 맞췄다. 특히 내래이터에 해당하는 휴고 위빙과 최종 보스에 해당하는 짐 브로드벤트가 포인트. 영국계 배우 사이에 실제 아일랜드 배우를 썼을 것 같은 배역을 (이미 유명한 호주인인 휴고 위빙은 차치하고라도) 호주 배우를 썼다는 점도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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