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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션 (2015) / 리들리 스콧 단평

출처: IMP Awards

화성 탐사대에서 탈출하다 사고로 죽은 줄 알았던 한 대원을 구출하기까지 벌어진 일을 다큐멘터리 같은 감각으로 찍은 생존담. 긍정적이고 삶에 대한 의지와 아이디어가 많은 주인공이 화성에서 살아남는 과정을 다루는 한 축은 [로빈슨 크루소]에서 시작해 [캐스트 어웨이]까지 이어지는 무인도 생존기 같은 형식이고, 지구와 우주선 양쪽에서 갖은 머리를 굴려가며 생존 임무를 달성하는 다른 축은 [아폴로 13]과 [그래비티][인터스텔라] 같은 사실적인 우주 배경 영화에서 사용했던 형식을 가져왔다. 전범으로 삼은 수작들처럼, 넘치는 이야기를 소품 같은 형식에 꼼꼼하게 채운 힘이 넘치는 영화.

실제로 일어난 것처럼 꼼꼼한 취재로 그럴 듯한 이야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의 연장선에서 연상하게 하는 작품이지만, (영화 속 등장인물이 남겨둔 대중음악을 차용하며) 세련된 방식으로 경쾌한 장면을 구성하는 영화적 접근에 이르면 우주에서 소리마저 절제했던 두 전례 같은 무게감은 다소 부족하다. 영화적 접근의 차이가 우주에 대한 기품만큼이나 영화의 무게도 결정한 셈.

화려하기 짝이 없는 캐스팅이 화성에서의 극한 생존에 대한 집중력을 떨어뜨리는 점도 있다. 제시카 차스테인과 제프 다니엘즈, 숀 빈 등 두말 나위 없이 좋은 연기를 가진 스타라 역할에 부족하지 않지만 상업적 존재감을 무시할 수 없는 까닭. 심지어 작은 역할을 크리스틴 윅 같은 스타가 맡는 영화의 상업적 크기.

맷 데이먼이 얼마나 훌륭한 배우인지 증명하는 영화다. 비슷한 무게가 제프 다니엘즈에게도 실렸다. 물론 상대적으로 작은 시간에 엄청난 존재감을 보여준 제시카 차스테인에게도 칭찬을 아낄 이유가 없다.

동시대 걸작 사이에서 무게감은 조금 부족하지만, 빼어난 성취를 일군 늙지 않는 거장의 힘 있고 경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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