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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림슨 피크 (2015) / 기예르모 델 토로 단평

출처: IMP Awards

어머니가 죽은 후 유령을 보는 미국 부유층 여인이 여러모로 위험한 비밀을 지닌 영국 귀족에게 시집 가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공포물처럼 다뤘다. 작가의 전작처럼 공포물처럼 보이지만 그다지 무섭지 않고 강렬한 이미지와 기괴한 분위기가 복잡하지 않은 이야기와 어우러지는 작품이다. 거기에 한창 각광 받는 세 배우가 주역으로 합류했으니 대단하다 싶지만, 좋은 연기도 선명한 색과 미장센에도 불구하고 마치 작가를 좋아하는 팬보이의 연출작을 보는 듯한 영화다.

잔혹함과 화려함, 강렬함과 기괴함이 교차하고 미려한 이미지로 영화를 가득 채우는 것은 여전히 대단한데 주류를 벗어나기 일보 직전에서 아슬아슬하게 펼친 긴장감이 영화 전체에 거의 없다. 고딕 호러의 장중함을 빌려왔지만 맞지 않는 옷처럼 겉돌기만 한다. 머리 위로 피흘리는 유령 모습은 작가의 전작 [악마의 등뼈]를 재활용해 아쉬울 정도. 전반적으로 본국에서 성공한 감독이 미국에서 주류영화를 찍다 제 색깔을 잃은 듯한 느낌의 아쉬움이 가득한 영화. 하지만 그런 평가를 헐리웃에서 이미 [헬보이] 시리즈를 성공시킨 감독이 받을 것은 아니지 않나.

위태로운 영화에도 불구하고 고딕 호러의 기괴함을 우아하게 연기하는 제시카 채스테인과 톰 히들스톤이 일품이다. 미아 와시코프스카는 언제나처럼 안정적이지만 고딕 호러의 음모에 빠진 여주인공에 적절하게 어울린다기 보다는 시대극을 많이 한 경력의 힘이 크다. 좋은 배우 덕에 작가의 빈틈이 더 크게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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