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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대 슈퍼맨 (2016) / 잭 스나이더 단평

출처: IMP Awards

슈퍼맨(헨리 카빌)이 지구에 첫 등장한 날 조드(마이클 섀넌) 장군과의 싸움으로 엉망이 된 메트로폴리스에서 지인을 잃은 브루스 웨인(벤 애플렉)은 배트맨으로서 슈퍼맨을 제거하기로 마음 먹는다. 제목부터 선명한 [저스티스 리그]의 도입부로 기획해, 전작이 있었던 [슈퍼맨]과 별도로 [배트맨]의 탄생과 두 히어로의 대립 후 팀 결성을 다룬 영화.

영화 도입부부터 전작 [맨 오브 스틸]을 잇는 장면으로 시작해 대립과 화해로 이어지는 전개는 원작에 해당하는 DC 코믹스와 비교해 보아도 나쁘지 않다. 원작의 여러 에피소드를 잘 구성해 전편을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부드럽게 (메인에 해당하는) 다음 작품으로 엮는 솜씨가 좋다. 영화 중간 중간 떡밥도 흥미롭고, [배트맨]의 탄생부터 시작해 두 주인공을 묶는 전개도 이해할 만한 수준이다. 문제는 큰 틀에서는 나쁘지 않은데 장면 장면은 좋은 부분이 거의 없다는 것. 영화 마지막 액션 시퀀스 전까지 대립과 화해를 이루는 장면이 논리적으로 말도 안 되는데다 분절로 이루어져 이해가 힘들다. 논리 전개와 감정 전개, 둘 다 아주 나쁜 수준. 더구나 모든 것을 폭발하는 마지막 액션 시퀀스도 과한 CG와 정신 없는 동선으로 전작 [맨 오브 스틸] 만큼의 완급과 집중력을 갖추지 못했다. 여러모로 못난 작품.

뜬금 없는 전개가 너무 많아 도대체 어떻게 저 시점에 저 인물이 저것을 알고 있고, 왜 갑자기 감정이 변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 한편의 영화라기 보다는 [에반게리온] 같이 드라마 축약판을 본 기분이다. 영화의 기획 의도와 원작의 얼개를 알지 못하면 좋게 볼 만한 부분이 찾기 힘든 영화.

걱정을 많이 산 [배트맨]은 나쁘지 않지만 기대한 제레미 아이언스가 매우 좋다. 갤 개돗의 [원더우먼]은 딱 기대한 수준이라 개인적으로는 별로. 예전 TV 드라마와는 다르게 다이나마이트한 몸매의 여배우를 캐스팅할 때가 아닌가 싶다.

낭비와 아쉬움으로 가득한 긴 러닝타임의 과욕덩어리 영화. 이런 추세라면 본작에 해당하는 [저스티스 리그]가 걱정스럽다. 새삼 마블의 영화 기획이 얼마나 훌륭한지 깨닫게 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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