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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글북 (2016) / 존 파브로 단평

출처: IMP Awards

어려서 늑대들과 함께 자란 모글리(닐 세티)를 본 호랑이 시어 칸(이드리스 엘바)은 모글리의 목숨을 노리고, 위험을 느낀 모글리는 늑대 무리를 떠난다. 우여곡절 끝에 곰 발루(빌 머레이)와 함께 지내게 되지만, 폐허에 살고 있는 원숭이왕 루이(크리스토퍼 월큰)에게서 자신을 감싸준 늑대 왕 아킬라(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가 시어 칸에게 죽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소설을 원작으로 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실사 영화로 각색한 일련의 시리즈 중 하나. 유머와 활극, 애정과 동료애가 적절한 균형을 이룬 이야기가 매우 좋고 캐릭터를 묘사하는 방법도 애정이 묻어나는 흔적이 역력하다. 원작에 해당하는 디즈니 뮤지컬 애니메이션과 실사 각색의 타협선을 잘 찾은 것도 매력적. 전반적으로 자신의 위치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 절묘한 균형을 갖춘 영리한 영화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압도적인 것은 정글의 배경과 동물들을 정밀하고 생생하게 옮긴 컴퓨터 그래픽과 특수효과에 있다. 특수 촬영 관점에서 기술과 영화적 성취 모두 [아바타]에 필적할 만한 작품. 압도적인 기술과 엄청난 인력을 투입한 특수 촬영 결과물을 갖추고 있지만 영화의 내러티브를 벗어나지 않으며 이야기를 꽉 채우는 점이 대단하다.

여러 미덕이 전면에 보이지만, 작가의 장단점이 여지없이 드러나는 영화기도 하다. 스타캐스팅을 앞세우고 각 스타의 적절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실력이 발군. 많은 분량을 차지하는 발루도 좋지만 잠깐 등장하는 카(스칼렛 요한슨)가 일품이다. 대신 부드러운 전개에 비해 이야기의 굴곡과 격정적인 전환이 부족하고 밋밋한 점 역시 여전하다. 중반부 이후 일사천리로 이야기가 풀리는 것은 아무래도 작가의 취향인 듯.

좋은 장르 영화가 그런 것처럼 자신에게 주어진 유산과 널리 있는 장인을 대규모 자본으로 알차게 버무린 영화. 익숙한 이야기지만 영화적 쾌감으로 다듬은 솜씨가 좋다. 좀 더 욕심이 있었으면 좋았겠지만, 작가의 역량을 펼쳐냈다는 점에서 필모그래피 최고작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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