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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페르노 (2016) / 론 하워드 단평

출처: IMP Awards

피렌체의 병원에서 이틀간의 기억을 잃고 깨어난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은 자신을 습격하는 경찰 복장의 암살자에게서 담당의 시에나(펠리시티 존스)의 도움으로 가까스로 도망간다. 소지품을 통해 위기에 빠진 이유를 찾던 랭던은 단테가 [신곡]에서 그린 지옥도가 결정적인 실마리라는 것을 알게 된다.

또 다시 살인을 불사하는 거대한 음모에 끼어든 하버드의 천재 기호학자 모험담. 이번에는 인류 절멸을 노리는 바이러스에 대한 비밀을 푸는 상황이니 이야기로만 보면 어지간히도 악운이 따라다니는 인물이다. 피렌체를 시작으로 단테와 연관된 상징과 명승지를 쫓아 수수께끼 풀이를 하는 구도는 전작과 똑같다. 하필이면 전 지구적 음모가 또 다시 기호학적인 수수께끼로 묶여 있는 우연이 발생한다는 점에서는 이상한 구석 투성이지만 시리즈의 기본이라 보고 이해하기로 한다.

이해를 하고도 이야기의 맥락과 주요 추리 요소는 억지스러운 부분이 너무 많다. 두 편의 전작이 그나마 부드럽게 기호학이 끼어들 이유가 있었다면 이번 영화는 단테의 팬이나 풀 수 있는 실마리를 억지로 만들어 놓은 시점에서 극복하기 어려운 짐을 진 셈. 주인공 중 하나인 시에나의 역할이 여러모로 추리극의 근거를 만들고 결정적인 반전을 위한 안배였는데, 제 역할을 다했지만 플롯의 어색함을 해결할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지나치게 기능적인 인물이라 이야기의 약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좋은 배우와 감독의 돈벌이 정도로 이해하면 나쁠 것은 없는 영화지만, 시리즈로 나올 필요 자체를 의심하게 하는 잉여로운 신작. 차라리 독립적인 작품에 단테 수수께끼에 집착하지 않았으면 나쁘지 않은 스릴러가 되었을 지도 모른다. 전반적으로 수준 이상의 완성도가 아쉬운 상업 자본의 잉여 넘치는 패착.


덧글

  • Day 2016/10/22 08:48 # 답글

    전작 두편을 재미있게 봐서 계속 기다렸던 영화인데 많이 아쉽네요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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