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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탈자 (2016) / 곽재용 단평

출처: 다음 영화

형사 건우(이진욱)는 범인을 쫓다 오발로 다치고, 80년대 같은 장소에서 강도를 쫓던 지환(조정석) 역시 칼에 찔려 다쳤다가 회복한다. 다른 시간에 사는 두 사람이 회복한 후 꿈에서 서로의 삶을 보게 되고 건우는 환상이 실제로 벌어진 일이며 지환의 약혼녀 윤정(임수정)이 곧 연쇄 살인사건에 휘말려 희생자가 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서로 다른 시간을 보게된 두 남자가 엮인 사건을 풀며 공유하는 이야기를 연쇄살인 스릴러와 엮은 변종 로맨스 영화. 시간이 다르고 공간을 공유하는 두사람의 이야기는 고전 로맨스 [동감][시월애]를 반복했고, 돌이킬 수 없는 사건에 대한 시간차 해결은 루프물에서 흔하게 쓰이는 장르 설정이다. 여기에 운명적인 사랑을 섞어 한국식으로, 혹은 작가의 스타일로 다듬었다. 신기하고 비현실적인 사건을 통해 두 시대를 잇는 도입부는 익숙한 방식의 서술을 반복하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흡입력이 있다. 일찍 벌어질 사건을 알게됐음에도 불구하고 약간의 차이로 이미 벌어진 일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전개 역시 장르의 관성에 기대고 있지만 설득력있게 이야기를 끌고 나간다.

문제는 시간차를 이용해 사건을 해결하면서부터. 시간 패러독스를 정교하게 다룰 것이라고는 기대도 안했지만, 장르의 외피를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SF적인 상황을 다루는 솜씨가 너무 조악해 본격적으로 긴장을 끌고가야하는 상황에서 맥이 풀린다. 해결하면 손쉽게 변하는 미래를 알고 난 관객이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가지고 있을 이유가 어디 있을까? 장르 조건은 허투루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간과한 이해부족이 엉성한 플롯에서 계속 드러나는 점이 문제. 덕분에 엔딩의 쾌감도, 운명적 사랑이라는 테마도 흐릿해져 말랑하게 영화를 마무리 한다. 중심 플롯에 설득력이 약한 영화가 스릴러로써 제 역할을 다하기 바라는 것도 무리인 듯, 영화는 중반이 지나면 내내 헐거웃 이야기를 따라가기에 벅차다.

나쁘지 않은 도입부와 좋은 배우를 기용하고도 한국 장르의 이해력이 아직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덜 여문 변종장르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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