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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쌔씬 크리드 (2016) / 저스틴 커젤 단평

출처: IMP Awards

살인죄로 복역하다 사형 집행을 당한 칼 린치(마이클 패스벤더)는 깨어난 후 연구기관에 들어온 것을 알게 된다. 선악과의 마지막 목격자인 선조 아귈라(마이클 패스벤더)의 기억에 접근할 수 있는 기계를 사용하기 위해 직계 후손이 필요했던 것. 연구책임자인 소피아(마리옹 꼬띠아르)는 인도적인 목적을 가진 것 같은데, 아버지이자 연구소 책임자인 리킨(제레미 아이언스)의 의도는 의심스럽다.

세기를 이어서 비밀을 지켜온 암살자 비밀결사가 있고, 그 중 한명이 알고 있는 중요한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후손을 이용한다는 게임의 컨셉과 1편의 핵심 줄거리, 무엇보다 게임 시리즈의 핵심 액션 시퀀스까지 원작에 대한 재현을 최우선으로 각색했다. 원작 게임의 액션이 좋은 편이라 영화로 옮긴 버전도 보는 맛이 있다. 거기에 그동안 실패했던 수많은 게임 원작 영화와는 급이 다를 정도로 좋은 배우들을 기용한 기대를 했는데 … 게임의 어색한 점도 그대로 가져오니 영화에서는 더 형편없어졌다. 좋은 배우들이 아까워 눈뜨고 보기 힘들 지경.

암살자라는 직업이 무색하게 벌건 대낮에 양손에 칼을 숨겨가지고 다니며 화려하게 살인하는 연출부터 어색할 수 밖에 없지만, 액션 중심의 게임이라서 봐줄 수 있었던 설정이 현실적인 것처럼 우기는 영화로 넘어오니 엉성한 구석만 유난히 크게 보인다. 최신 기술인 것처럼 ‘애니머스’를 소개하는 장면에서는 당최 과학을 알기나 하는 것인지 의심스럽다. 게임과 영화 양쪽에서 ‘애니머스’가 도대체 수습 불가능할 만큼 빈약한 과학적 상상력의 결과물이라는 점은, 인터랙티브의 쾌감이 사라진 영화에서 선명하게 다가온다. 무엇보다 게임 내내 남아있던 똥폼이 영화에서는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른다고 확신하게 하는) 공허한 대사와 상황을 만나 여지없이 저 밑바닥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저질감을 증명한다.

그 와중에 그래도 뭐 있는 것 마냥 고군분투하는 배우들을 보니 과연 좋은 배우다 싶기는 한데, 의미없는 대사가 2시간 넘어가면 제 아무리 좋은 배우도 답 없다.

게임 각색 영화의 흑역사를 계속 이어갈 새로운 망작. 게임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왜 나쁜 영화를 만드는지 선명하게 보여준다는 점이 그나마 후대의 교훈이 되었으면 한다.


덧글

  • 2017/01/16 22:50 # 삭제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유지이 2017/01/25 21:17 #

    그렇군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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