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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킹 (2017) / 한재림 단평

출처: 다음 영화

목포에서 싸움꾼으로 크다가 검사가 된 박태수(조인성)는 자신의 학생을 성폭행한 교사를 입건하다가 선배인 양동철(배성우)과 만난다. 교사를 봐주는 조건으로 실세 부장검사인 한강식(정우성)의 라인으로 받아주는 제안을 받아들인 박태수는 영향력 있는 사건을 맡으며 승승장구하고, 학창시절 친구였다가 조폭 행동대장을 하고 있는 최두일(류준열)과 만나게 된다.

권력의 핵심을 휘두르는 전략부 검사가 되어 각종 이권을 이용하다가 측근의 실수를 뒤집어쓰고 나락으로 떨어지는 검사를 주인공으로 한 현대 시대극풍 스릴러. 대통령의 이름이 실명으로 등장하며 시대를 배경으로 삼고 실제 사건을 연상하게 하는 이야기로 구성한 전개가 조선시대 실제 사건과 인물을 각색한 전작 [관상]의 연장성에 있으면서 최근 유행하는 [내부자들][강남 1970] 처럼 질곡의 현대사를 통해 뚜렷한 주제를 내세운다. 실제 사건이나 소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능란하게 풀어내는 작가의 솜씨는 전작 [관상][우아한 세계]에서 드러난 것과 다르지 않아, 영화는 내내 실제 사건과 모티브와 작가의 강한 의지로 엮은 픽션을 오가며 쉴새 없이 조잘거린다. 이야기가 풍부하고 중심인물에 확실한 개성과 상황을 부여하니 전개가 힘있으면서도 물 흐르듯 흘러간다는 점이 전작에 이은 영화의 미덕이다.

필모그래피로써는 [우아한 세계]와 [관상]을 이은 작품으로는 아쉬운데 이야기와 할 말이 넘치다 못해 서술과잉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선명한 주제의식을 주인공의 서사를 통해 못박듯 내놓는 말미에 이르면 영화의 값어치가 급전직하하는 경험을 마주하게 된다. 지나치게 많은 주인공의 독백과 설명 정도로 전개도 늘어지고 이야기의 잔가지를 관리하지 못하고 허덕거린다. 이야기만 놓고 보아도 30% 정도 들어냈으면 좋았을 것이다. 제목도 영화를 보고나서 이해 못할 정도는 아니지만 애매하게 어울리지 않는게 [하울링]을 봤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전반적으로 (의외로) 입봉 10년만의 영화를 찍은 중견 감독이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간 영화를 찍었다.

인생의 연기를 했다거나 자신의 필모그래피 이상을 보여주지는 않지만 배우들이 전반적으로 좋다. 작가가 배역과 배우의 조합을 잘 이해하고 활용할 줄 안다는 건 장편데뷔작 때부터 알만 했지만 스타성을 앞세운 캐스팅에도 여전하다. 그 와중에 짧은 분량에도 강렬한 것은 김아중.

화려한 캐스팅, 시의성 있는 소재, 묵직한 주제의식, 트렌디한 각본까지 기대할 만한 구석 투성이인데 넘쳐흘러 된밥이 된 아쉬운 영화.


덧글

  • 솔다 2017/01/25 22:17 # 답글

    연출 대박! 비리검사, 썩은 대한민국을 다룬 서사에도 경쾌 (?)해서 감독이 궁금했는데 관상 감독이었군요! 저는 류준열 배우를 여기서 보고 팬 됐어요. 응팔 때 '싫었'는데 두식이는 진짜 매력있어요
  • 솔다 2017/01/25 22:16 #

    두 여성 캐릭도 정말 멋졌어요 세 남자에 비하면 분량 적은데도 완전 존재감 쩔고요 걸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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