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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택트 (2016) / 드뇌 빌뇌브 단평

출처: IMP Awards

지구 각 지역 12군데에 정체불명의 외계 비행체가 나타나고 각 나라는 비상이 걸린다. 몬타나에 상륙한 비행체를 연구하는 미군 조사단은 언어전문가 루이스 뱅크(에이미 아담스) 교수와 물리학자 이안 도넬리(제레미 레너) 박사를 책임자로 기용한다. 루이스는 차근차근 외계인과 대화를 주고받는데 성공하지만 국제 정세와 상부의 압력에 시달리는 군책임자 웨버(포레스트 휘태커) 대령은 점점 조급해진다.

외계인과의 최초 접촉을 다루는 하드코어 SF 서브 장르를 잔잔하고 관조적인 영화로 엮은 개성 강한 영화. 장르적일 수 있는 강한 소재를 건조한 표현과 섬세한 감정 변화를 잡아내는 솜씨로 만들었던 전작의 미덕을 잇는 새로운 장르 영화다. 보기 드문 하드코어 SF 영화를 늘 하던 대로 장르하고는 저만치 떨어진 방식으로 연출했는데, 특수효과와 화려한 화면에 대한 기대를 피하는 대신 장르적인 결론과 편집의 묘를 살린 반전으로 채웠다. 원작보다 짧고 설명이 부족할 수 밖에 없는 영화 각색이라 그런지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하드코어 SF라면 분명해야할) 결말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이해하기 힘든 대신, 시간차 편집과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중심을 잡은 주연 배우의 연기 덕에 영화의 중심 이야기를 풍부하게 채워냈다.

훌륭했던 전작처럼 장르적 쾌감을 기대한 관객을 저 멀리 차버리는 관습에 대한 배신과 함께 건조함과 인간 존재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함께 던지는 주제의식을 함께 가져오는 솜씨가 일품이다. 배우들도 전반적으로 좋지만 아무래도 이야기와 감정의 중심을 가장 많이 가져갈 수 밖에 없는 에이미 아담스에게 경력 중 최고를 다툴 배역을 안겼다.

사전 정보 없이 포스터나 광고만 보고 전형적 장르 영화를 기대하고 찾아간 관객에게는 엄청나게 큰 실망을 안길 수 있는 3부작을 [프리즈너스]와 [시카리오]에 이어서 만들었는데, 다음 작품은 더욱 그럴 것 같아 기대가 크다. 한국에서는 물론 홍보사의 포스터가 큰 죄의 일부를 분담해야겠지만.

일관성 있게 훌륭한 작가의 필모그래피에 아깝지 않은 신작이자, 개성 강하고 묵직한 SF 영화의 한자리를 차지할 자격이 충분한 수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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