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겁하는 낙서공간

eye2eye.egloos.com

포토로그




라빠르망 (1996) / 질 미무니 단평

출처: Wikipedia

계약을 위해 도쿄로 출장을 가기 전 일본인 고객을 만나기 위해 카페에 들른 막스(뱅상 카셀)는 공중전화에서 2년 전 소식도 없이 사라진 리자(모니카 벨루치)가 있다고 생각하고 전화를 끊고 나가는 여자를 쫓아가지만 놓친다. 일본 출장을 간 것처럼 꾸미고 공중전화 부스에 있는 호텔 열쇠를 단서로 막스는 리자의 위치를 추적한다.

사라진 여자가 남긴 소지품을 단서로 이유를 모르고 헤어진 과거의 연인을 쫓는 과정에서 숨겨진 진실이 드러나는 변형 스릴러. 영화는 추리극처럼 공중전화 부스에서 사라진 여자를 쫓는 전반부를 막스의 시선에서 구성하고, 진실이 드러나는 후반부는 알리스(로만느 보링거)의 시점에서 구성한다. 몇몇 구멍과 플롯을 위한 억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짓말과 교차하는 사건이 정교하게 맞물려 이야기를 구성하는 드팔마식 스릴러를 헤어진 연인의 추억 찾기로 꾸민 발상이 독창적이다. 음악과 장면 전환으로 선명하게 드러내는 영화의 추적 시퀀스가 매우 인상적이라 회상으로 구성한 추억 씬의 아름다움을 유려하게 장신한다.

정교한 플롯에 집중한 시나리오와 연출이 등장인물을 기능적으로 소모하는 약점이 있는데, 좋은 배우들이 감성적으로 빈 공간을 채운다. 전성시절의 모니카 벨루치는 압도적인 외모와 분위기가 대단하고, 후반부를 사실상 이끄는 로만느 보링거의 존재감도 대단하다. 단점이 분명한데 패기와 존재감이 넘겨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속도감도 좋고 구성도 알찬 절정부를 지나 백일몽처럼 마무리하는 여운이 원작이 리메이크인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와 비교할 수 없이 빼어난 영화로 마무리한다. 다만, 리메이크의 해피엔딩처럼 심심하지는 않더라도 원작에서 리자 이야기의 끝은 가장 어색한 느낌.

독창적이고 빼어난 영화. 좋은 아이디어와 시나리오에 빈 공간을 채우는 젊은 배우들의 매력과 힘이 돋보인다. 오랜만에 다시 보아도 매력이 하나도 빠지지 않았다.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