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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성탈출: 종의 전쟁 (2017) / 맷 리브스 단평

출처: IMP Awards

어쩔 수 없이 인간과 전쟁을 하게 된 시저(앤디 서키스)는 그를 집요하게 노리는 인간 특수부대 대장 대령(우디 해럴슨)의 손에 가족을 잃고 복수에 나선다. 대령을 추적하던 끝에 국경 지대 요새에서 발견하지만, 자신과 헤어져 안전지대로 향하던 시저의 종족을 잡아와 노예처럼 부리고 있는 것을 알게 된다.

가족을 잃고 개인적인 복수에 사로잡힌 선지자가 결국 핍박하는 종족을 멸하고 자신의 종족을 젓과 꿀이 흐르는 새 땅으로 인도하는 유인원 판 [출애굽기]. 정교하게 이어지는 삼부작의 마무리이자 전형적인 기독교식 플롯을 세계관과 엮어 그럴 듯 하게 다듬었다. 그 와중에 원작 시리즈에 대한 존중을 섬세하게 담은 시나리오가 일품. 말끔한 상업영화로도, 유례없이 유인원을 주인공으로 앞세운 안티테제로도, 원작 시리즈의 프리퀄이자 계승작으로도 훌륭하다. 많은 제한을 짊어지고도 날렵한 영화를 만든 솜씨가 대단하다.

(첫편과는 다르고) 전작에 이어 인간편 지도자가 악역에 해당하지만 몰입할 만한 이유와 다층적인 심리를 갖춰 대결구도가 깊이 있어 졌다. 전편에 이어 일급 조연을 기용한 것도 전통처럼 되었다. 특수부대라고 주장하는 인간 군인들의 비전술적 판단은 엉성하고, 유인원들의 작전도 빈틈이 많지만 소품 하나 헛쓰지 않는 플롯의 장점에 비하면 아주 작은 수준이다. 전편보다 뛰어나다고 할 수는 없을지 모르나 전편에 이어 시리즈를 더 완벽하게 하는 [본 얼티메이텀]에 해당하는 작품.

배우들이 전반적으로 좋지만 제한적인 연기로도 유인원과 휩쓸려 다니는 다소 작위적인 상황을 그럴싸 하게 하는 아미라 밀러의 존재감이 좋다. 물론 영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시저 역의 앤디 서키스는 그가 모션캡쳐를 맡았던 그 어떤 영화보다 영화를 지배하고 무게와 깊이를 부여한다.

평범한 프리퀄 기획인 줄 알았던 영화에서 허를 찌른 완성도가 좋았던 1편에 이어 영화를 대형 서사의 궤도에 올려 놓으면서도 삼부작의 존재 의미와 원작에 대한 존경까지 불가능할 것 같은 성취를 이룬 훌륭한 마무리. 시리즈 전체의 완성도만 보자면 이미 원작 시리즈를 한참 앞서 갔다. 원작의 본격 리메이크를 기대하게 하는 근래 가장 빼어난 리메이크 기획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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