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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레이드 러너 2049 (2017) / 드니 빌뇌브 단평

출처: IMP Awards

인간에게 절대 복종하는 신형 레플리컨트 K(라이언 고슬링)는 인간에게 위해를 가할 수 있는 구형 레플리컨트를 ‘은퇴’시키는 [블레이드 러너]이기도 하다. 참전용사 출신 구형 레플리컨트 새퍼 모튼(데이브 바티스타)을 ‘은퇴’ 시킨 후 집 앞 고목 아래에서 유골을 발견한 K는 발견한 레플리컨트 유골에 애를 낳은 흔적이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태어난 아이를 추적한다.

전편과 동일한 구도로 근접 촬영한 눈을 보여준 다음, 황량한 미래 도시를 활강하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것부터 [블레이드 러너]의 속편임을 자임하는 적자. 전편 마지막 장면에서 이어지며, 전편의 주인공들이 영화의 핵심을 구성하는 인물로 드러난다. 전편의 주제의식을 이어 외연을 확장하는 것에서 시작해, 미술, 세계관, 인물, 음악까지 가장 개성 있는 SF 영화 중 하나였던 [블레이드 러너]에 대한 존경을 생산적인 방식으로 활용해 새 시대에 맞추어 확장한 이상적인 속편.

전편에 대한 존중과 새 이야기를 만들기 위한 시도가 시종일관 교차하는 우아한 조합이 일품이다. 미래 도시에 대한 디스토피아적인 상상은 전작이 다분히 1980년대식 상상력에 기대고 있어 지금 보기에는 고색창연한데도 불구하고, 그 시절 감성을 이어와 지금도 어색하지 않은 장면으로 연결하는 장면은 얼마나 전편에 어울리는 속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는지 에둘러 증명한다. 심지어 예고편에서는 반젤리스의 음악마저도 유사하게 작곡한 듯 했는데, 막상 영화에서는 더 현대적이고 다른 개성으로 편곡했다.

연기를 잘 한다기 보다 자신의 스타성을 영화적으로 활용한 라이언 고슬링이 오랫동안 조금 딱딱한 연기를 해온 해리슨 포드와 잘 어울린다. 전편의 레이첼에 해당할 아나 드 아르마스의 아름다움도 수준급. 모든 연기가 조금씩 경직되어 있는데, 배역이 조금은 로봇 같다야 한다는 점에서 이해할 만 하다.

여러모로 훌륭한 영화이며 전편을 더 의미있게 만들면서도 자신의 기품도 충분한 속편이지만, 전편을 너무 의식한 한계가 영화를 내내 붙잡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힘들다. 전편의 주인공이 핵심인물이기 때문에, 전편의 고색창연한 미술과 세계관을 그대로 지키려고 했기 때문에 새로운 작품이 되려는 동력을 비틀고 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무엇보다 전편이 없다면 의미가 반감될 영화가 되었다. 전편도 지루할 구석이 있었지만, 속편이 지나치게 늘어지는 것도 문제. 한 20 퍼센트 정도 줄여도 좋았으리라.


덧글

  • 포스21 2017/10/21 09:44 # 답글

    전 좀 길지만 취향에 맞더군요, 뭐 개인차인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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