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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철비 (2017) / 양우석 단평

출처: 다음 영화

은퇴한 특수요원이라 정체를 감추기 쉽기 때문에 북한 유력인사 암살을 맡은 엄철우(정우성)는 행사장에서 잠복하고 있다가 다련장 로켓 공격으로 폐허가 된 현장을 목격한다. 아비규환에서 북한 최고 권력자가 빈사 상태인 것을 발견한 엄철우는 그를 구출하고 여의치 않게 개성공단을 탈출하는 중국인에 섞여 남으로 내려온다.

내부자 음모로 시작한 쿠데타에 휘말려 위기에 빠진 상관을 구출하는 과정에서 적국의 요원과 점차 가까워지는 특수요원을 다룬 스릴러. 현대전을 배경으로 실제 벌어질 수 있는 위기를 소재로 했다는 점에서 톰 클랜시나 존 르 카레의 작품을 연상하게 한다. 구도 자체는 전형적인데 휴전 상태의 한국을 배경으로 하여 밀도 높은 현장감을 얻은 영화. 특히 핵개발이 가시권에 든 현재 상황을 절묘하게 각색해 원작 웹툰보다도 무게감을 더했다.

남북 대치 상황에서 다른 생각을 가진 두 남자의 버디물이라는 점에서 [공조][의형제]와 비슷한 전략을 가진 영화인데 [공조]보다는 진지하고 [의형제]보다는 두 등장인물 사이의 여유가 부족해 감정을 쌓는 과정이 약하다. 현장감을 얻고 인물에 깊게 몰입할 수 있는 지점을 잃었는데, 두 주연배우의 호연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거리를 좁히지 못한다. 이 영화를 구성한 조합에서 일으킬 수 있는 최선이리라.

장르 스릴러로 풀어낸 버디 영화에 묵직한 소재를 각색해 개성을 갖춘 한국적인 작품. 뭐하나 빠지는 건 없지만 비슷한 영화에 비해 한방이 부족한 심심한 모범생 같은 영화다. 다만 소재와 장르 구도에 접근하는 작가의 진지한 자세는 시종일관 돋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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