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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틀 포레스트 (2018) / 임순례 단평

출처: 다음 영화

서울에서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혜원(김태리)은 낙방한 후 서울 생활에 지친 자신을 위해 고향집에 내려온다. 자신을 떠난 엄마(문소리)와의 기억때문에 집에 오기 싫어했던 혜원은 오래된 고향 친구 은숙(진기주), 재하(류준열)와 만나 생활하며 처음에 짧게 있으려던 계획을 바꿔나간다.

시골집에서 직접 기른 작물을 건강하게 요리해 먹으며 자신을 치유하며 성장하는 주인공을 그린 원작을 한국을 배경으로 각색한 영화. 원작의 묘미를 잘 살리면서도 한국적 특색에 맞춰 각색했는데 원작의 분위기에 맞추다 보니 현실과는 거리가 있게 이상화한 부분이 없지 않지만 전체적으로 잘 어울린다. 영화에서는 잠깐 다루는 시골 사회 특성을 피해갔다는 점에서는 타협이지만, 치유를 지향하는 영화의 목적을 감안하면 납득할 만한 환상으로 보아도 좋겠다.

혼자 사는 젊은이가 집에서 제대로 플레이팅한 식사를 갖춰 차려서 먹는다는 것 자체가 판타지지만, 원작도 그렇거니와 영화 전반에 걸쳐 넘어갈 만한 논리적 구성을 갖췄다. 처음에는 어색하게 느꼈던 나레이션 마저도 영화 막판에 이르면 그만의 스타일로 느낄 만한 뚝심과 일관성이 좋은 작품. 여기저기 듬성듬성 일부러 남겨놓은 빈공간도 영화와 잘 어울린다. 소품이지만 자신을 잘 알고 활용한 영리한 영화다.

주역 3인방의 연기가 두루 좋다. 아무래도 비중이 압도적인 김태리에 주목할 수 밖에 없지만, 상대적으로 관성에 가까운 친구들을 연기하는 젊은 배우들의 탄탄한 기본기가 맛깔스럽지만 판타지의 궁극에 이른 영화 속 음식에 현실감을 더한다. 특히 월화드라마에서 볼 법한 뻔한 인물에 생기를 부여하는 진기주의 연기가 생동감 있다.

원작을 쏠쏠하게 잘 각색했지만, 원작과는 다른 개성을 얻은 똘똘한 작품. 음악을 좀 더 효과적으로 활용했으면 좋았겠지만, 영화의 따뜻함을 무색하게 할 정도는 아니다. 좋은 각색과 소박한 야심의 훌륭한 결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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