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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링 디어 (2017) / 요르고스 란티모스 단평

출처: IMP Awards

미모의 의사인 부인 안나(니콜 키드먼)와 딸 하나, 아들 하나를 함께 기르고 있는 의사 스티븐(콜린 패럴)은 이상적인 가정을 이루고 있다. 가족과의 단란한 시간과 의사로서 업무 사이에 독특한 분위기의 소년 마틴(배리 커건)을 만나 식사를 하거나 선물을 챙기던 스티븐은 어느 날 가족에게 소년을 소개하고, 답례로 소년의 집에 초대 받는다. 소년의 집에 다녀온 이후 마틴은 스티븐에 대해 이상한 집착을 보이고 스티븐의 가족에도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과거에 저질렀지만 덮어버린 실수를 초자연적인 방법으로 앙갚음하는 소년과 여기에 얽힌 한 가족 이야기. 의외로 직설적인 제목을 따라 원시적인 방식의 제물 밖에 해결책이 없는 상황으로 몰고 가며 유럽풍 공포영화와 상징적인 분위기의 고전 연극 같은 스타일을 섞은 화법이 인상적이다. 작가의 전작처럼 기괴한 방식의 상상력을 시대와 맞지 않는 건조한 분위기의 배경에 시치미 뚝 떼고 가져다 놓는 개성이 돋보이는 작품. 독특한 유럽영화로는 비길 데가 없지만, 개성 넘치는 상상력이 관념적이라는 점에서 호불호도 여전하다.

혼란스러운 현대인을 연기하면서도 말도 안되는 상황에 살아가는 인물을 연기하는 구경이 전작에 이어서 볼 만 하다. 미남 스타의 몸을 망가트리는 방식으로 콜린 패럴은 전작에 이어 대응했고, 니콜 키드먼은 예의 서늘하고 초현실적인 외모에 조용하고 사실적인 연기를 얹어 영화에 독보적인 분위기를 끼워 넣는다. 무엇보다 악몽이자 샤먼 같은 인물을 집착이 도가 넘은 사이코 처럼 풀어낸 배리 커건이 배우로서 가장 이익을 본 영화.

전작에 이어서 개성 넘치는 필모그래피를 채우고 있는 작가의 신작. 건조한 일상과 기괴한 상상을 엮으면서도 장르물의 관성을 피해가는 괴력이 일품이다. 하지만 관념적일 수 밖에 없는 영화의 질감이 몰입의 허들로 여전히 남아있다는 점에서 관객의 기대를 넘지 못한 작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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