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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 함께: 인과 연 (2018) / 김용화 단평

출처: 다음 영화

저승사자로 49명의 영혼을 구하기 직전 자신들의 부활을 걸고 김 병장(김동욱)에게 원한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강림(하정우)에게 염라(이정재)는 수명이 다 된 혼을 거두지 못하게 막고 있는 성주신(마동석)을 제압하라는 임무를 준다. 강림이 김 병장과 재판을 받기 위해 지옥을 헤매는 동안 해원맥(주지훈)과 덕춘(김향기)은 성주신과 담판을 지으려 한다.

저승과 저승사자, 성주신과 원혼에 이르는 불교에 영향을 받은 전통 신앙을 현대적으로 각색해 신파를 조금 섞어 코미디와 활극으로 엮은 변종 영화. 전통 신앙을 차용하고 세계관을 구성한 것은 원작에서 대부분 가지고 왔고 상영시간에 맞추어 이야기를 재구성하는 방식은 작가가 이전까지 성공했던 한국적 장르의 틀을 따랐다. 원작에 해당하는 이야기가 길고 살리고 싶은 아이디어가 많은 까닭에 전개가 빠르고 거칠다. 저승 파트는 억지로 이야기를 밀어내며 (나쁜 의미로) 일직선 형식의 게임 같고, 이승 파트는 (저승 파트도 그렇지만) 어색한 설명을 배경에 깔고 쉴새 없이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직설적인 설명이 많은데 대사의 질도 배우의 호흡도 좋지 않다보니 이야기를 느끼기 어려워 주입할 뿐이고, 넘치는 설명 사이에 끼어있는 생각과 해석은 얇팍해 엉성함을 더한다. 한국 영화에서 보기 힘든 특수효과가 볼거리이기는 한데, 기술에 함몰되어 너무 과하고 (랩터 등장씬처럼) 산업적인 욕심이 과한 장면도 많아 허탈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흥행 성공했기 때문에 역대 대형 흥행작 중에 영화적으로 가장 쳐지는 목록의 수위를 다툴 만하니, 대중의 방향이란 예상할 수 있는 영역 밖에 있다. 반면, 천만 넘는 영화 목록에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화가 무척 드물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배우로는 (자신을 연기하는) 마동석과 (어색한 유머를 담당한) 해원맥이 손해를 본 편이나 시나리오 다른 쪽이 그리 좋은 것도 아니라 크게 아쉬울 일은 없겠다. 오히려 대신 분량을 충분히 받았으니 만족스러울 듯. 어색하긴 한가지인데 전형적인 대사와 톤을 고수할 수 있게 된 이정재와 김명곤, 이경영이 배우 기본기로 선방했다.

압축이 필요할 만큼 많이 가져온 원작, 넘치다 못해 맥락을 잃는 특수효과, 유치한 식견에 기반한 엉성한 대사까지 과잉으로 일관하는 범작. 하지만 일관성 있게 뚝심 있는 영화인데다 좋은 배우들과 탄탄한 프로덕션이 함께 하여 최소한 자신이 원한 방향을 정확하게 밀어붙인다. 과잉으로 점철한 영화에 남아있는 힘이 존재를 증명하는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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