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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당 (2018) / 박희곤 단평

출처: 다음 영화

효명세자의 묫자리를 쓰는 과정에서 반기를 들었다가 직책에서 쫓겨나고 부인과 아이가 살해 당한 지관 박재상(조승우)은 복수를 다짐하며 민가에 땅을 봐주며 10여년을 지낸다. 복수하려는 가문의 수장 김좌곤(백윤식)의 뒤를 파며 김씨 가문의 선조가 묻힌 곳을 찾던 박재상은 자신과 같은 목적을 가진 왕족 흥선(지성)과 만나게 된다.

조선시대 권력 교체 시기 야심가들과 엮인 지관의 휘둘리는 인생을 다룬 역사 스릴러. 주요 등장인물이 역사의 풍운아들이고 결과가 이미 뻔하며 주인공의 운명 역시 완전한 해피엔딩일 수 없다는 점에서 [관상]의 직계 속편에 해당한다. 역사적 사실에 극화적인 각색이 더 많고 주인공과 주변 인물이 더 전형적인 인물로 만들며 성격이 달라졌는데, 각색에 현장감이 대단했던 만화판 [타짜] 1편과 장르적인 복수극에 가까워진 4편의 차이 같다.

(아마도 안동 김씨를 모델로 각색한) 장동 김씨의 절대권력에 대항하는 왕족을 구도로 잡았는데 복수를 다짐하는 주인공을 중앙에 배치해 이야기를 엮은 줄거리는 나쁘지 않다. 전형적이지만 구도가 선명한 이야기 덕분에 영화 전반부 등장인물을 소개하고 대결 구도가 선명해지는 단계까지는 전편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 영화. 문제는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폭발하는 중반 이후가 전편과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허술하며 발생한다. 갑작스러운 전개에 전반부에 언급도 없던 음모가 드러나고, 과장이 지나쳐서 몰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대부분. 러닝타임을 줄이기 위해 급하게 압축한 듯 덜컹거리고, 전편에서 수양대군의 등장처럼 인상적인 장면도 없어 맥을 찾지 못한다.

뻔한 인물을 안정감 있게 소화하는 조승우, 백윤식, 김성균의 탄탄함이 돋보이는 와중에 극적인 인물을 연기하는 지성이 가장 빛난다. 시대극에서 좋은 모습이었던 문채원은 얇팍한 대사에 그 어느 때보다 좋지 않은 딕션으로 손해를 보았다.

시리즈로 이어진 전편의 미덕을 많이 계승했지만 기본기와 이야기의 힘이 부족해 흐지부지 끝난 아쉬운 속편. 좀 더 깊이 있는 해석과 섬세한 이야기가 더해졌더라면 싶어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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