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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궐 (2018) / 김성훈 단평

출처: 다음 영화

제물포에 야귀가 나타나 놀라운 전염력으로 세를 불리고, 서양 상인을 통해 소총을 반입하려던 세자(김태우)가 자살하고 청나라에 볼모로 있던 이청(현빈)이 조선에 들어온다. 임금(김의성)이 청나라 사신을 대접하기 위해 준비하는 상황에서 이청은 병조판서 김자준(장동건)의 견제를 뚫고 궁궐에 도착한다.

병자호란 이후 청나라와 사대관계에 있는 가공의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서양을 통해 들어온 유사 좀비인 야귀를 이용해 정권을 잡으려는 야심가 병조판서와 권력에 뜻이 없다가 어쩌다 반대파의 수장이 된 왕자가 대결하는 영화. 실제 역사에서 차용한 조선시대지만 가공의 무대와 인물을 바탕으로 헐리웃 장르 영화를 비틀어 각색한 작품으로 1960년대 영화 [내시]와 비슷한 접근을 했다.

장르 좀비물이 한국영화에서도 효과적으로 각색할 수 있는 것은 이미 [부산행]이 증명했고, 근래 인기가 높은 현대적인 스타일의 사극에다 스타를 기용한 활극으로 꾸미며 정치극을 표방했다는 점에서 흥행코드를 모은 영화인데, 결과는 그저 그렇다. 생존극으로 좀비 활극은 나쁘지 않은 편인데 가공의 역사를 꾸미면서까지 도입한 정치극이 그저 그렇다. 자유분방한 인물로 그린 이청과 존재감이 강한 악당이어야 할 김자준 대결구도가 애매하기 때문. 특히 스테레오타입에 가까운 이청보다 김자준에 대한 묘사가 매우 나쁜데, 작가의 전작처럼 아주 나쁜 놈이라고 하기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욕 이외에 찾기 어렵고, 욕심을 부리는 이유도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선명한 악당이었던 작가의 전작 [공조] 때와 비교하면 아쉬운 부분. 정치극을 표방하며 가공의 조선을 그리는 방법 역시, 현대적으로 각색할 만한 주제와 신파조 관성 사이에서 갈팡질팡하고 있다.

유들유들한 연기를 이어가며 익숙한 주인공을 연기한 현빈이 선방했다면, 종 잡을 수 없는 인물을 열심히 연기했지만 역부족이었던 장동건이 손해를 봤다. 각본의 실패다.

팔릴 만한 재료를 모아 만든 변종 좀비 생존물. 모아 놓은 소재는 나쁘지 않았는데, 각 소재에 대해 이해도가 떨어져 깊이도 장르적 쾌감도 아쉬운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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