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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윙키즈 (2018) / 강형철 단평

출처: 다음 영화

한국전쟁 중 전쟁 포로를 수용하는 거제도 수용소의 소장(로스 케틀)은 인민군 포로들에게 자유와 미국제 음식으로 교화한 실적을 남기려고 한다. 동아리 활동을 장려하는 과정에서 크리스마스 공연으로 인민군 출신을 포함한 탭댄스 팀을 만들라는 지시를 불법 댄스장을 운영하다 위기에 몰린 잭슨(자레드 그라임스)이 받아들이고, 전쟁 영웅 형을 둔 로기수(도경수)가 우연히 합류한다.

한국전쟁 때 정치적 프로파간다와 사상 대립, 무력 대결이 있었던 독특한 공간 거제도 포로 수용소를 배경으로 당대의 미국 대중문화의 첨단에 있었던 스윙댄스를 소재로 엮인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묵직한 배경과 떨어질 수 없는 인물을 경쾌하지만 현실의 무게를 놓치지 않도록 절묘하게 조율한 작가의 장기가 유감없이 드러난 작품. 사상적으로 대립해 적으로 싸웠지만 춤으로 하나가 되며 성장하고 고통 받는 이야기를 설득력 있게 담아냈다. 춤이라는 소재를 중심으로 모인 인물이 소통하는 이야기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거제도 수용소라는 독특한 공간을 기발하게 다듬어 이야기로 녹인 솜씨가 훌륭하다. 후반부의 예측 가능한 신파조 전개도 이해할 만한 수준.

막상 탭댄스 자체는 나쁘지 않은 군무에 비해 독무가 인상적이지 않은데, 영화적 상황으로 이해하려고 해도 비중이 높아 무시하기 어렵다. 더구나 영화에서 감정이 정점에 오르는 지점에 탭댄스 독무를 배치한 경우가 많은데, 영화 속에서 모두를 홀리는 상황을 관객은 인정할 수 없는 경우가 발생한다. 편집을 더 넣거나 줄였다면 좋았으리라. 신인배우를 잘 다루고 상황이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내는 작가의 작품 답게 전반적으로 배우들이 좋다. 어색할 수 있는 장면은 영화 자체의 과장에 섞여 능글맞게 넘어간다.

한국 전쟁을 다룬 영화로 중심 소재로 흔하지 않은 이야기를 가져와 개성 강하게 풀어낸 작품. 전쟁을 대표하는 영화는 아니겠지만 가장 개성 있고 묵직하게 한국 전쟁을 다룬 영화 중 하나다. 영화 스타일과 각색에서 [스카우트]와 비슷한 전략을 취한 작품. 작가의 필모그래피가 더 나은 작품으로 채워지는 순간을 보며 미래를 기대하는 관객의 선물이 될 만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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