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겁하는 낙서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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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워 (2018) / 파베우 파블리코프스키 단평

출처: IMP Awards

민속음악을 현대적으로 편곡해 공연하는 합창단을 만들기 위한 업무를 수행하는 음악가 빅토르(토파즈 코트)는 오디션으로 뽑은 줄라(요아나 쿨릭)와 연인 관계가 된다. 베를린 공연을 갔을 때 서방으로 가 음악을 하려던 빅토르는 줄라를 설득하지만, 약속 시간에 줄라는 나타나지 않고 빅토르 혼자 동독을 탈출한 뒤 프랑스로 가 재즈 반주를 한다.

냉전이 시작하던 시절 연인이 되고 헤어진 뒤 오랫동안 오가면 엇갈리는 사랑을 한 남녀에 대한 이야기. 두 사람이 음악을 하는 만큼, 동-서 유럽에서 두 사람이 했던 음악을 대조적으로 배치해 극적 효과를 이끌어낸다. 냉전 한복판에 동-서로 헤어져 살았던 만큼 극단적인 결말로 흐르는 연인들의 자기 파괴가 뻔하게 보이면서도 외면할 수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인간성을 규격처럼 눌러놓는 전체주의와 돈 앞에 흩어지는 자본주의 어느 쪽에서도 흔들리는 마음을 잡지 못해 파괴적으로 흐를 수 밖에 없다가도, 결국 사랑을 택한 처연한 연애담.

극단적인 정치적 대치를 음악과 오가는 이야기, 주인공의 심경 변화로 유려하게 엮는 연출과 각본이 일품이다. 특히 영리한 산골처녀에서 빠리가 하나도 어색하지 않은 재즈 가수를 거쳐 동유럽의 밤무대 가수로 이어지는 인물의 변화를 절묘하고 힘있게 연기하는 요아나 쿨릭이 돋보인다. 미니멀한 제목이 아깝지 않은 명쾌하고 묵직한 인간사에 대한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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