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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2019) / 김주환

출처: 다음 영화

경찰 아버지를 사고로 잃고 자신이 믿던 종교에 회의를 느낀 용후(박서준)는 자라 이종격투기 스타가 된다. 악몽에 잠을 설치는 일이 많아지자 병원을 찾지만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듣고, 용한 점쟁이는 마귀가 씌었다는 판정을 낸린다. 자신에게 생긴 문제를 해결하다 만난 안신부를 통해 악몽을 없애고, 안신부의 구마의식을 돕게 된다.

한국식으로 각색한 엑소시즘 오컬트 물에 구마력이 담긴 주먹이라는 액션물에 어울리는 설정을 섞었다. 여기에 음모를 꾀한 악당 조직을 더해 만든 변종 장르물. 시도 자체는 [검은사제들]과 유사한데, 이 영화는 사실상 오컬트 설정을 빌린 액션물이라는 점에서 정통 엑소시즘 장르물을 한국식으로 각색하려한 [검은사제들]과는 정반대의 길을 간 작품.

잘 섞으면 재미있을 수 있는 소재고, 오히려 엑소시즘 자체가 유럽과 미국에 비해 심각한 주제가 아닌 한국에서 더 재미있게 살릴 여지가 많은 시도인데 결과는 뻔한 와중에 아쉽게 수준 이하다. 대부분은 차용한 장르를 겉핥기 수준으로 이해한데서 시작하는데, 결국 뻔한 이야기 이상으로 살리지 못하며 한국식으로 각색할 지점을 놓쳐버린다. 뭔가 굉장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 것 같은 악당은 미국 B급 공포영화의 소환 악마 이미지를 경박하게 흉내내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심지어 바티칸에서 원정 왔다는 구마 전문 신부는 호언장담과는 다르게 전혀 혼자서 악마를 상대하지 못한다. 그 과정에서 표현하는 엑소시즘이 장르 클리셰의 조잡한 조합이라는 점이 문제. 하이라이트라 할 불주먹 대결 시퀀스도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본 것 같은 장면의 엉성한 재현 수준.

장르를 깊이 있게 이해하지 못한 작가의 영화가 수준이 높을 수 없다는 증거가 될 영화. 매우 드문 소재를 낭비한 한국영화의 아쉬운 실패 사례. 비슷한 기획에서 출발한 [검은사제들]과 [마녀]의 완성도를 다시 보게 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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