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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의 부장들 (2020) / 우민호 단평

출처: 다음 영화

신임 중앙정보부장 김규평(이병헌)은 미국으로 망명해 정권의 비리를 폭로하는 수기를 쓰고 있는 전 중앙정보부장 박용각(곽도원)과 담판을 짓고 한국으로 돌아와 박통(이성민)에게 보고한다. 하지만 받아온 사본이 일본 언론에 공개되고, 물러설 길이 없어진 박용각은 귀국을 포기한다. 아예 제거해야 한다는 경호실장 곽상천(이희준)과의 권력다툼 과정에서 김규평은 로비스트 데보라 심(김소진)을 이용해 박용각을 파리로 유인한다.

동명 논픽션을 토대로 김형욱 실종사건에서 10/26 사건까지를 (김재규를 모델로 한) 김규평의 관점에서 다룬다. 이름을 바꾼 만큼 등장인물의 실제 관계를 각색했고 몇몇 주변 인물은 편집해서 하나로 만들고 일부 사건을 압축하거나 극화 했지만 전반적으로 당시 상황과 사건을 잘 재구성 했다. 정확히 밝혀지지 않은 부분은 일부 해석과 비사로 흐르는 이야기로 조합했는데, 영화의 중심과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아 큰 무리가 없다. 논란의 여지는 있으나 되도록 주제 안에서 되도록 다방면의 의견을 청취한 티가 역력하다. 끝 갈데 없이 퍼질 수 있는 이야기를 조직적으로 잘 다듬어 극화의 묘를 살린 영화.

주역진의 연기가 하나 같이 일품인데, 특히 권력의 정점에서 냉혹한 용병술을 사용하는 박통 역할의 이성민과 깊은 고민과 공사의 흔들림을 잘 잡아낸 김규평 역할의 이병헌이 많은 부분을 가져갔다. 근래 자기 심지가 강한 조연을 싹쓸이 하고 있는 김소진이 빼놓을 수 없는 역할로 이야기를 이어 놓는다.

전반적으로 실화와 극화 사이에서 명확한 주제 의식으로 중심을 잡고 잘 만든 영화인데, 오리지널 시나리오에 가까웠던 출세작에 비해서는 실화의 무게에 눌려 이야기 흐름이 전만 못한 부분은 있다. 실제 사건과 인물에 완전히 눌려 영화가 뻗지 못했던 전작보다는 낫지만, 실화의 무게에 픽션의 가능성을 많이 닫아버린 [공작]과 비슷한 경우. 여러번 드라마에서도 다룬 소재였으니 현대 한국 영화계 분위기에 정공법으로 다룰 때도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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