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겁하는 낙서공간

eye2eye.egloos.com

포토로그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2020) / 김용훈 단평

출처: 다음 영화

찜질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중만(배성우)은 손님이 찾아가지 않은 사물함에서 돈가방을 발견하고 분실물 창고에 숨겨 둔다. 소도시 공무원이지만 사채를 쓰고 사라져 버린 애인 연희(전도연) 때문에 독촉에 시달리는 태영(정우성)은 한탕을 노리기 위해 고교 동창과 만나기로 하는데, 고등학교 선배이자 사건의 냄새를 맡은 형사(윤제문)가 나타난다.

행복하다고 할 수 없는 삶을 사는 서로 다른 소시민 4그룹이 각각 범상치 않은 사건에 엮이고 결국 하나로 상황이 모여 돈가방을 찾아 쫓고 쫓기는 이야기로 수렴하는 [펄프픽션] 같은 범죄물. 개별 사건을 이루는 인물에 대한 이야기 균형이 비슷한 편이고 각 이야기의 무게감도 더 할 게 없어 독특한 분위기의 범죄물로, 플롯의 맥락이 이어서 보면 명쾌하고 덜 과격한 [펄프픽션]을 연상하게 한다.

이야기를 하나로 모으는 과정에서 독특한 리듬과 결정적인 상황 연결을 좋은 배우가 맡아 절묘하게 플롯이 이어지는데, 과연 전도연이 (영화 중반이 넘어야 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명불허전이다. 다만 무려 20년이 지나도 여전히 대중적인 편집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펄프픽션] 풍 연출에 대한 거리감과 (역할에 대한 욕심은 분명하지만) 아무렇지도 않게 죽어나가며 화려한 외모와는 상관 없는 역할을 맡은 대스타까지 흥행에 위험한 요소가 많은데, 마침 개봉 때 코로나 유행까지 만나 쉽지 않게 되었다. (대신 개봉 기간은 예상보다 더 길게 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독특한 범죄물이자 감각적인 연출과 절묘한 플롯이 돋보이는 재치 있는 영화. 하지만 어둡고 거친 세상에 대해 그리는 음울한 작품이다. 흥행은 바라보기 어렵지만 한국 범죄물의 가능성을 보여준 탄탄한 소품.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