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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에게 (2019) / 임대형 단평

출처: 다음 영화

이혼 후 딸 새봄(김소혜)을 홀로 키우며 학교 식당에서 일하는 [윤희](김희애)는 어린 시절 헤어진 후 소식이 끊긴 일본 친구 쥰(나카무라 유코)의 편지를 받는다. 일하던 학교 조리사와 트러블이 생긴 후 반쯤 홧김에 쥰이 살고 있는 홋카이도로 간 [윤희]는 쉽게 쥰을 만나지 못하고, 편지를 이미 보았던 새봄은 몰래 남자친구(성유빈)를 홋카이도로 불러들인다.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동성애가 주류에서 인정 받지 못하던 시절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사랑을 한 시절이 끝나고 마주하게 된 두 여자의 이야기이자, 인생의 두번째 막을 향해 나갈 수 있는 용기를 과거를 마주함으로써 얻은 한 여자의 이야기. 전반부 이야기는 (실제로는 초반부터 짐작이 가능하지만) 뭔가 있어 보이는 분위기에 비해 극적 무게가 약하고, 후반부 전개는 희망 만 보여주는 것이 비해 실제 생활의 각박함을 예상할 수 밖에 없어 몰입을 방해하는데 영화 전반을 흐르는 관조적인 분위기와 인생의 한 단락을 넘은 듯한 묘한 여유가 어색함을 수습한다.

한 때 격렬했을 감정을 짐작할 수 있는 두 사람의 절제된 감정을 연기하는 배우들에게 많이 기대고, 홋카이도의 이국적 분위기를 많이 이용하는 작품. 한 때 사귀었던 사이치고는 서로 한국말도 일본말도 잘 통하지 않는 관계를 이해하기 어렵지만, 감정에 대한 섬세한 묘사를 이국적 근거리 판타지로 포장한다는 점에서 명확한 관객층을 겨냥한다. 이를테면 도시 생활의 좌절과 육친의 실종 같은 극적 절망을 현실적 어려움을 거세한 밝은 시골과 거짓말 같은 우정으로 엮은 [리틀 포레스트]의 판타지와 같은 연장선 상에 있다.

평범하게 꾸민 1급 미녀 김희애의 묵직한 연기가 덜컹거리는 김소혜의 연기마저 적당한 판타지로 섞어 버리는 소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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