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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워터 (2020) / 윌리엄 유뱅크 단평

출처: IMP Awards

심해 탐사 기지에 근무하는 노라(크리스틴 스튜어트)는 갑작스러운 사고에 기지가 붕괴하는 와중에 가까스로 살아남는다. 대장인 루리엔(뱅상 카셀)의 지휘로 생존자들은 가장 가까운 기지로 도보 이동을 시작하는데, 해저에는 무언가 이상한 존재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심해 기지에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고가 나서 살아남은 극소수 생존자들이 극한 상황의 비상 계획을 마련해 탈출을 시도하는데, 알고 보니 원인은 인간이 알지 못한 생명체가 심해 개발 과정에서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이야기. 극한 상황에서 시야가 제한적이고 생존자 몇명만 가지고 진행하는 이야기는 연출력과 아이디어를 앞세운 스릴러 독립영화를 시도하기 좋은 소재이고, 영화는 여기에 수준 이상의 특수효과를 더하고 얼굴이 잘 알려진 스타를 기용해 말끔하게 만들었다. 인간의 과도한 기술이 심해를 파보니 감당할 수 없는 괴물을 세상에 풀어놨다는 설정은 영화로 치면 반전 요소에 해당할텐데, 이미 예고편에서도 짐작이 가능하고 숨겨 놓아서 의미가 있는 수준으로 잘 풀어낸 이야기라기 보다는 클리셰 덩어리라 별 의미가 없다. 이미 괴물의 디자인부터 전형적이라 기대가 없어진다.

뻔한 이야기와 흔한 플롯을 그럴 듯한 스릴러로 풀어낼 만한 연출력은 확실하게 있다. 시종일관 좁은 시야와 알 수 없는 주변 상황을 공포로 활용하며 나쁘지 않은 스릴러로 엮었다. 힘을 줄만한 장면에서 잘 활용한 특수효과도 돈을 제때 들인 티가 나서, 특히 초반부 재난 시퀀스가 좋다. 대신 괴물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후반부는 들인 돈과 별개로 안이한 디자인이라 재미가 없는 편. 작은 규모를 잘 활용하고 스타를 기용해 연출력을 앞세운 스릴러로 엮었다는 점에서 (공교롭게도 한국에서는 제목을 먼저 가져다 쓴) [언더 워터][문]과 비슷한 기획물.

심해 탐사 중에 벌어지는 사고를 소재로 작은 예산을 잘 활용해 만든 스릴러. 중반부까지는 연출과 전개가 나쁘지 않은데, 후반부는 클리셰의 한계를 넘지 못하고 물러진다. 비슷한 소재를 빼어나게 영화로 만들었던 [어비스]의 아우라를 넘는 영화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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