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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빙보이 인 뉴욕 (2017) / 마크 웹 단평

출처: IMP Awards

성공한 출판업자인 아버지(피어스 브로스넌)의 걱정을 사고 있지만 작가가 되고 싶은 캘럼 터너(토마스 웹)는 일부러 집을 나와 자취방을 구해 산다. 어느날 자취방 이웃으로 정체를 알 수 없는 노인 제럴드(제프 브리지스)가 나타나고, 사귀려고 고백했다 친구로 남은 미미(키어시 클레먼스)와 길을 가다 아버지의 내연녀로 의심할 만한 조한나(케이트 베킨세일)를 목격한다.

감수성이 예민하지만 불투명한 미래와 재능 사이에서 혼란스러운 유복한 집 아들이 아버지의 불륜을 목격하고 추적하다가 상대에게 빠지는 상황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 멘토에 해당하는 옆집 아저씨와 위태롭지만 겉보기는 멀쩡한 부모, 묘한 관계를 이어가는 여자친구와 내연녀까지 세밀한 소재를 통해 변주를 했지만 기둥은 부자가 같은 여자와 위태로운 사랑을 나누는 얘기. 줄거리는 [페드라]나 [데미지]의 연장선에 있지만 성장극으로 마무리하며 상황에 당의정을 입혀 디즈니가 각색한 안데르센 동화를 보는 느낌이다. 덜 큰 청년이 사랑에 상처를 입고 성장하는 이야기를 다른 장르 요소를 가져와 변주했다는 점에서 출세작 [500일의 썸머]와 같은 전략인데, 명쾌한 줄거리에 잔재미로 변주한 출세작에 비하면 묵직한 이야기와 가벼운 분위기가 잘 섞이지 않아 영화가 끝까지 겉돈다. 디즈니의 각색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만한 대조군.

소재 하나하나가 무게감이 있는데, 받아들이는 영화의 무게는 화자에 해당하는 주인공 소년만큼이나 깃털 같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도 소년이 그다지 성장한 지 모르겠는 것은 내내 이야기를 지배하지 못하고 나열에서 끝나는 연출의 한계 탓도 클 터. 그 와중에 한정적인 이미지로 소비할 뿐인 피어스 브로스넌과 제프 브리지스보다 한계가 분명한 인물을 비주얼과 연기 양쪽에서 화사한 색을 더한 케이트 베킨세일과 키어시 클레먼스를 보는 맛이 좋다.

출세작과 나쁘지 않은 블록버스터 데뷔 이후 늦게 찾아온 소포모어 징크스. 장기를 확장해 야심을 부렸지만 한계가 분명해 공허한 화려함만 남은 영화. 종이 질이 좋지만 내용인 텅 빈 화보집 속 뉴욕을 보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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