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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슬립 (2019) / 마이크 플래너건 단평

출처: IMP Awards

광기에 휩싸인 아버지에게서 살아 남은 댄 토랜스(이완 맥그리거)는 자신의 힘을 숨기고 살지만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어른이 된다. 한편 댄과 같은 [샤이닝] 능력을 가진 일당들이 능력을 깨닫지 못한 어린이들을 연쇄적으로 살해하는 사건이 벌어지고, 뛰어난 능력자인 아브라 스톤(카일리 쿠란)이 원거리에서 일당의 대장인 로즈(레베카 페르구손)을 알아 본다.

초자연적인 힘에 홀려 살인마가 된 아버지에게서 도망 치는 시골 호텔에서의 서스펜스를 영화로 엮었던 [샤이닝]의 속편. 원작 소설도 있지만 영화 [샤이닝]의 속편인 이유는 영화 전반에 걸쳐 오마주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특히 ‘그’ 호텔로 돌아간 후반부부터는 작정하고 오마주를 조립한 영화. 묵직하고 서스펜스가 넘치지만 그리 무섭지는 않았던 공포물인 전편처럼, 초자연적인 빌런을 상대하는 소시민 초능력자를 다룬 변형 스릴러로 [스캐너즈]나 [전율의 텔레파시]를 연상하게 한다.

전편에서 부드럽게 이어지며 세계관을 확장하는 줄거리와 설정은 대작가의 스타일도 선명하고 이야기도 깔끔하다. 새 등장인물과 악당들의 싸움에 전작의 주인공을 엮고, 트라우마의 원인이었던 아버지를 끼어 넣어 극복하는 교과서적 전개를 탄탄한 기본기로 풀어냈다. 적절하게 쓴 특수효과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 완급을 잃지 않는 플롯까지 나무랄 데가 거의 없는 완성도 높은 작품. 다만 원작자의 스타일도 살리고 전편에 대한 오마주에도 집중하는 터라 장르적으로 그리 무섭거나 쫄깃하지 않은 영화가 된 점이 아쉽다.

전반적으로 배우가 좋은데, 특히 빌런 대장을 맡은 레베카 페르구손이 돋보인다. 고전적인 외모에 히피 같은 복장을 더해 묘한 존재감으로 악역을 소화하는데, 최근 많은 헐리웃 영화에서 악당을 맡았지만 이 영화에서 발군.

전설적인 전작에 대한 존경심이 넘치는 탄탄한 속편이자 솜씨 좋은 소설가의 원작을 모범적으로 각색한 영화. 전편의 아우라에서 벗어날 욕심이 없는 터라 자체적으로 이야기가 떨어지는 빠지지 않는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잘 만든 속편 이상의 존재감을 갖기 힘든 점이 아쉽다.


덧글

  • SAGA 2020/12/10 01:26 # 답글

    별 기대 없이 봤다가 생각외로 영화가 괜찮아서 간만에 집중하면서 본 영화였죠. 출연진 중에선 레베가 페르구손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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