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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리칸 잡 (2019) / 마크 스티븐 존슨 단평

출처: IMP Awards

동생(제이크 웨어리)과 건달들의 심부름을 하고 지내던 해리(트레비스 피멜)는 지역 은행 대여 금고에 정권이 숨겨 놓은 자금을 훔치는 일에 끼게된다. 치밀하게 가명으로 집을 빌리고 은행 주변을 탐문하던 일행은 연휴에 맞춰 작전을 시작하고, 주말이 지나 금고가 털린 것을 알게된 하워드 램버트 반장(포레스트 휘태커)은 조사에 들어가지만 없어진 물건들의 목록을 정리하는 것부터 난관에 부딪힌다.

대여금고를 주말동안 감쪽 같이 털었던 실제 사건을 토대로 정권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진실에 접근해 도둑들을 체포하는 경찰과 종범으로 참여했다가 가장 마지막에 잡히는 주인공의 일대기를 교차편집한 영화. 실제 사건에 극적 각색을 자제한 덕분인지 장르 케이퍼 영화보다는 밀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도둑질 시퀀스의 빈틈을 차근차근 진상에 접근하는 경찰과 낙천적인 인생관을 가진 한 범죄자의 후일담으로 채웠다. 구성하는 이야기 하나하나는 이어놓은 중편처럼 중량이 덜 한데, 모아놓은 전체 이야기의 리듬이 괜찮고 적당히 꼬아 놓은 시간을 맞추며 즐기다보면 각 파트를 맡은 주역들의 감정에 어느 정도 동조하게 된다.

극적인 각색 포인트를 거의 다 피해간 만큼 거창한 욕심이 없다는 것을 캐스팅부터 증명하는 영화. 군상극에 집중했다면 가이 리치 영화 같을 수도 있었고, 탈주극이나 강탈에 집중했다면 [오션스] 시리즈나 [이탈리안 잡]처럼 갈 수도 있었겠지만, 영화는 주인공의 소소한 취향만큼이나 과거 미국의 느긋함을 담담하게 그리는데 집중한다. 여기에 욕심 없이 익숙한 역할을 안전하게 소화하는 포레스트 휘태커와 윌리엄 피츠너 같은 배우들로 무게를 맞췄다.

야심이 없지만 하고 싶은 것을 정확하게 아는 소박한 영화. 느긋하고 풍요로웠던 과거에 대한 추억을 역시 느슨한 장르적 접근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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