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겁하는 낙서공간

eye2eye.egloos.com

포토로그




런 (2020) / 아니시 샤건티 단평

run

출처: IMP Awards

작은 동네 외곽에 이웃도 없는 집에서 어머니(사라 폴슨)와 함께 살아가는 클로이(키에라 앨런)는 나면서부터 앓고 있는 하반신 마비와 천식을 비롯한 합병증에도 불구하고 영리하고 호기심이 많아 홈스쿨링으로 워싱턴 주립대에 입학원서를 내놓은 상태. 홀로 자신을 키워준 어머니와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때, 자신이 먹는 약의 처방전에 어머니의 이름이 적힌 것을 발견한다.

영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외딴 집과 하이라이트를 채우는 병원, 작은 소도시에서 모녀에게 집중한 이야기로 풀어나가는 스릴러. 외딴 집과 제한 공간 이외에 주인공에게 더해진 신체적 한계를 스릴러의 핵심으로 정교하게 활용했다. 드러나는 진상과 스릴러로써 전개는 엄청나게 새롭지 않고 오히려 차용한 작품을 나열하는 것만으로도 스포일러를 만들 수 있는 이야기지만, 섬세하게 활용한 공간과 새롭게 발견한 스릴러 요소를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다듬어 날렵한 서스펜스를 뽑아낸 작품. 좋은 각본과 탄탄한 연기력을 기본기부터 잘 다진 연출로 엮은 소예산 스릴러의 장점을 유감없이 증명하는 소품이다.

신인이라고는 믿기지 않는데다 실제로 영화 속 상황과 비슷한 핸디캡이 있는 뛰어난 배우를 발견한 점은 [콰이어트 플레이스]를 연상하게 하고, 극적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무게를 더해주는 베테랑 사라 폴슨의 존재감은 (역시 공포영화에서) 명불허전.

매년 일정 이상 나오는 날렵하고 영리한 스릴러 목록에 새로 올릴만한 작품. 독보적이지는 않지만 다음 작품을 기대할 만한 기백과 가능성을 갖춘 유려한 소품.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