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겁하는 낙서공간

eye2eye.egloos.com

포토로그




글루미 선데이 (1999) / 롤프 슈벨 단평

출처: TMDB

헝가리에서 식당을 개업하는 유대인 라즐로(요아킴 캐롤)는 식당에서 접객을 담당하는 일로나(마로잔 에리카)와 연인 사이. 하지만 일로나는 식당에 피아노 연주자 오디션을 본 안드라스(스테파노 디오니시)와도 사랑에 빠진다. 서로를 질투하고 견제하는 두 남자와 모두 연인을 하기로 할 정도로 독특한 매력이 있는 일로나는 한 때 헝가리에 사업차 와 있던 독일인 사업가 한스(벤 베커)마저도 사랑에 빠지도록 만들었는데, 2차 세계대전이 터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군인이 된 한스는 점령군 자격으로 헝가리에 돌아온다.

전혀 다른 성격과 배경을 가진 3명의 연인이 당시에는 물론 지금도 파격적인 연인 관계가 되고 각각 식당 주인과 히트곡 작곡가로서 성공하며 황금기를 맞이한 전반부와 술김에 투신자살을 할 뻔할 만큼 일로나를 원했던 독일인이 2차 세계대전과 함께 점령군으로 돌아온 후반부를 대치한 독특한 연애담. 한 명의 여자와 두 명의 남자가 연인이 되는 과정에서 새어 나오는 탄력이 전반부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동력이라면, 절정의 순간 터진 전쟁과 함께 결말이 예상 가능한 독일군의 등장에서 발생하는 긴장이 후반부를 이끈다. 독특한 이야기의 전반부와 전형적인 후반부가 자연스럽게 이어질 만큼 3명의 매력적인 인물을 설득력 있게 그려내는 화술이 좋다.

물론 영화의 마지막까지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건 그 중에서도 모든 사건의 원인이자 중심에 있는 일로나와 갈등을 수긍하고 부드럽게 해결하는 매력적인 인간형으로 그린 라즐로에게 있다. 소극적인 성격이라는 설정 덕분에 파악하기 어려운 안드라스는 영화 제목과 같은 주제곡을 내놓는 역할에 치중하고 인물에 몰입할 충분한 시간을 가지지 못하고 굴곡과 함께 사라진다. 조금만 틀어졌다면 설득력이 약하거나 뻔하게 흘러갈 뻔한 이야기를 붙잡는 두 배우의 매력과 인물 묘사가 훌륭하다. 홍보용으로도 널리 알려진 미사여구에 비해 세월과 공간의 차이 때문인지 그렇게까지 매력적이지 않은 주제곡마저도 그럴싸하게 들리는 매력이 있는 작품.

세월이 지나도 독특한 매력을 잃지 않은 개성 있고 풍부한 이야기와 인물을 갖춘 작품.


덧글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