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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있을 수 있다면 (2007) / 끌로드 베리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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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MP Awards

화가를 하고 싶지만 먹고 살기 위해 청소 용역 업체에 다니는 까미유(오드리 토투)는 같은 건물 이웃사촌인 필리베르(로랑 스토케르)와 친해진다. 하루 벌어 겨우 먹고 살던 까미유가 어느날 영양부족으로 인한 몸살로 쓰러지고, 미모에 반해 까미유를 주시하던 필리베르는 간호를 위해 자신의 집으로 데려온다. 문제는 필리베르에게 오랜 친구이자 룸메이트 프랑크(기욤 까네)가 있고,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관계로 출퇴근이 다른 사람과 반대인데다가 하루가 다르게 애인을 갈아치우며 시끄럽게 산다는 것.

우연한 계기로 한집에 살게 된 빠리의 젊은 남녀 3명이 서로 맞지 않는 개성을 부딪치며 살다가 커플로 맺어지는 이야기. 장르물로 보기에는 느슨하고, 극적으로 꾸밀 수 있는 상황도 크게 꼬아 놓지 않고 갈등이 도중에 풀려버려 미끈한 로맨스 영화는 아니다. 원작이 소설이라는데 읽은 적이 없으므로 충실히 각색한 결과인지, 각색을 일부러 장르적 굴곡을 피해서 꾸몄는지 모를 일. 대신 잘 만든 로맨스 영화가 그런 것처럼 당대 빠리 청춘들의 다채로운 모습과 생활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개성이 뚜렷하고 성격과 배경이 전혀 다른 매력적인 인물을 우연히 함께 살게 한다는 특수한 상황에 자연스럽게 배치하는데 성공했기 때문.

화가를 하고 싶지만 일용직을 하며 살면서도 까랑까랑한 성격의 빠리지엔느 이미지와 잘 어울리는 오드리 토투가 범작에 가까운 영화에서도 좋은 배역을 잡았다. 주인공 보정을 받은 기욤 까네는 선방한 수준이고, 매력적인 도입부와 설정을 가진 초반에 비해 맥없이 갈등을 해소해 버리는 후반부 때문에 소모적인 캐릭터를 연기한 로랑 스토케르가 가장 밋밋하게 됐다.

필견 목록에 올릴 만큼 잘 만든 로맨스 영화는 아니지만, 당대 청춘을 싱그럽고 묘사하면서도 좌절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을 미려하게 연출한 공력은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 비슷한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에게는 나쁘지 않은 선택일 범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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