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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2021) / 제이슨 라이트먼 단평

출처: IMP Awards

절연하고 오클라호마 시골에 내려가 살던 아버지가 사망하고 유산으로 집을 남겼다는 소식을 듣게 된 싱글맘 칼리(캐리 쿤)는 월세를 내지 못해 쫓겨나게된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남매를 데리고 아예 아버지가 남긴 집으로 이사한다. 특이한 구석이 있는 딸 피비(맥케나 그레이스)는 집에서 벌어지는 심령현상과 할아버지가 남겨 놓은 탐지기를 통해 집에 보이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결국 할아버지의 지하 연구실을 찾아내 과거 [고스트버스터즈]로 활동했다는 사실까지 알게 된다.

시리즈를 있게 한 첫번째 편에서 설정과 악당을 계승하고 2편 이후 이야기를 정식으로 승계한 속편. 유령을 너무 잘 없애서 일거리가 없어진 [고스트버스터즈]가 각각 흩어졌지만, 첫번째 편의 악령이 부활을 계획하고 있다는 것을 일찍 알아챈 주인공의 할아버지(고 오리지널 멤버 중 하나)가 대형 악마를 막기 위해 준비한 유산을 이어 받는 손주들 이야기. 첫번째 편의 최종 보스가 부활한다는 설정으로 직접적으로 계승했기 때문에 1980년대 팝스타처럼 생긴 악마 ‘고저’(올리비아 와일드)와 열쇠지기/문지기 조합을 그대로 재현한다. 위기에 몰렸을 때 오리지널 [고스트버스터즈]가 원군으로 등장하는 것으로 팬서비스를 완성한 영화.

핵심 설정과 최종 보스를 그대로 잇는다는 점을 빼면, 의식적으로 첫번째 편의 대척점으로 이야기를 구성했다. 영화 무대와 새로운 [고스트버스터즈] 구성원이 전부 다르고 심지어 나이대와 성별 구성, 관계마저도 아예 다른 구성으로 조합했다. 유령의 존재를 믿어주지 않고 [고스트버스터즈]가 위기에 몰리는 상황도 전혀 다르다. 속편으로써 새로운 이야기를 내놓기 위해 진득하게 고민한 티가 역력하다. 단순히 팬서비스로 끝내기에는 욕심이 많이 들어간 작품.

오히려 설득력 있게 [고스트버스터즈]를 결성하고 유령을 잡는 과정을 전개하려는 나머지 주인공 가족이 시골에 내려와 사명을 깨닫는 과정이 너무 긴 문제가 발생했다. 영화의 전반부를 넘어가는 가족 드라마가 후반부 모험의 설득력을 부여하기는 하지만 [고스트버스터즈]를 기대하고 온 관객에게 늘어질 수 밖에 없는 점도 분명하다. 게다가 사실상 코미디 영화였던 원작에 비해 위트가 부족하고 (인류의 명운을 건 거대한 설정 때문이기는 하지만) 거창한 악당에 짖눌려 분위기가 전반적으로 어두워졌다. 도입부 시골 적응 과정에서도 쓸만한 코미디가 거의 없으니 관객의 집중도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결과.

참신하지만 약점이 많은 각본 사이에서 믿을 만한 중견 배우들이 무게를 잡아주고 비슷한 스타일의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로 유명세를 얻은 틴에이저 배우를 배치했는데, 영화 내내 존재감은 (주인공이기도 하지만) 독특하고 심지 굳은 막내딸을 연기한 멕케나 그레이스가 대부분 가져간다. 귀엽지만 중성적인 모습으로 영화에서 활약하는데, 실제 배우 인터뷰에서 차림새와 극단적으로 다른 차이도 재미있다.

오리지널 시리즈의 적자를 자처하고 그만한 자격을 갖출 만한 새로운 이야기와 매력적인 인물로 꾸민 새 영화. 약점이 분명하지만 훌륭한 승계작이기도 하기 때문에, 아쉬운 이 영화보다는 (이어질 수 있다면) 후속작을 기대하게 하는 작품이다. 이미 본 시리즈 2편에서 드러났기는 한데, 여전히 [고스트버스터즈]는 매력과 팬덤에도 불구하고 시리즈를 꾸준히 이어갈 만한 추진력은 약한 영화라는 약점은 여전하다.


덧글

  • SAGA 2021/12/26 10:58 # 답글

    원조 주인공들의 복귀 외에 기억에 남는 건 멕케나 그레이스가 맡은 피비 외엔 없더군요. 그 앤트맨도 별로 기억에 안 남았어요...
  • 유지이 2021/12/28 01:38 #

    멕케나 그레이스는 초반부터 이곤 스펭글러 미니미처럼 등장해서 얼마나 귀여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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