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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위도우 (2021) / 케이트 숏랜드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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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MP Awards

소코비아 협정에 반대했기 때문에 숨어 살고 있는 나타샤 로마노프(스칼렛 요한슨)는 위장 가족 시절 동생이었던 옐레나 벨로바(플로렌스 퓨)가 보낸 소포를 받는다. 내용물을 확인하려고 할 때 정체불명의 적에게 습격을 받고, 가면을 쓴 적이 자신과 같은 기술을 쓰는 것에 놀란다. 가까스로 적에게 도망치며 소포를 지킨 나타샤는 소포를 보낸 옐레나와 만나고, 소포의 정체가 냉전의 산물이었던 ‘레드룸’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수퍼히어로 일원으로서 [블랙 위도우]로 활동하기전 관련이 있던, 소련이 길러낸 암살자 집단 ‘레드룸’이 현재까지 남아있고 (후계자인) 의동생과 함께 과거를 청산하는 이야기. 위장 신분인 가족으로 살았던 과거의 부모, 동생과의 관계가 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풀어지고 가족애를 나누는 보너스까지 헐리웃 가족 드라마의 전범을 따르는 액션 활극이다. 배경 설정도 그렇거니와 영화의 전체적인 틀은 냉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첩보물’ 장르를 차용해 MCU의 장기인 변종 장르물 솔로 영화를 만들었다.

러닝타임을 꽉 채우는 사건과 전체 세계관으로 보아도 모나지 않는 설정, 쉴새 없이 바뀌는 배경과 리드미컬한 액션 시퀀스까지 욕심 부릴 만큼의 매끈한 솜씨로 잘 뽑아낸 영화. 여기에 가족 화해와 과거 청산까지 교과서적인 전개를 무리 없이 소화한다. 특히 [캡틴 아메리카]부터 이어진 묵직하고 실감나는 격투 장면 안무가 인상적이다. 반면 MCU 수퍼히어로 솔로 영화의 약점도 여전하다. 여러모로 좋은 만듦새에도 (호연에도 불구하고) 악당의 존재감이 너무 단선적이고, 약점을 보조해야할 ‘태스크마스터’ 역시 초반 연출에 비하면 정체가 드러난 다음 큰 위기를 만들지 못한다. 좋은 배우를 기용하고도 악역을 낭비하는 [닥터 스트레인지]나 [토르]의 교훈을 여전히 살리지 못한다.

사실상 [블랙 위도우]의 후계자를 소개하는 영화이고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 이후 피아가 모호한 캐릭터(였기 때문에 더 흥미진진했던)에서 벗어나 모범적인 수퍼히어로의 길로 접어든 나타샤보다 옐레나가 많이 덕을 보는 영화. 대조적인 성격으로 구성한 역할을 소화하면서 매력적으로 연기한 플로렌스 퓨가 좋은 수퍼히어로 데뷔를 맞았다.

수준 높은 영화를 잘 뽑아내는 거대 프랜차이즈 시리즈에서 모나지 않게 나온 영화. 인상적인 예고편만은 못하지만 MCU의 수퍼히어로 솔로 (특히 첫) 영화가 그리 좋은 적이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잘 만든 축에 든다. 무엇보다 기대할 만한 새 [블랙 위도우]를 소개한 작품.


덧글

  • 잠본이 2022/05/11 09:40 # 답글

    태스크마스터는 진짜 써먹기에 따라 더 많은 활약이 가능한 설정인데 어이없게 낭비해 버린게 아쉬웠죠...
    진짜 악당인 드레이코프는 아예 전문분야가 달라서 할말이 없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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