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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일 강의 죽음 (2022) / 케네스 브래너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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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MP Awards

런던 사교계의 명사이자 거부 상속녀인 리넷 리지웨이(갤 가돗)는 절친 재클린(에마 맥키)의 미남 약혼자 사이먼 도일(아미 해머)과 눈이 맞아 결혼하고 이집트로 호화로운 신혼여행을 떠난다. 휴가 중에 신혼여행 손님으로 합류한 명탐정 에르큐르 포와로(케네스 브래너)는 하객들이 대부분 리넷과 마찰이 있는 점을 알아내고 리넷에게 약혼자를 뺏긴 재클린도 신혼여행 유람선에 개인적으로 탑승한다. 재클린의 스토킹에 놀란 리넷 부부가 귀국하려는 전날밤, 일련의 소동이 벌어지고 리넷은 다음날 아침 시체로 발견된다.

고전 밀실 살인사건의 대가 원작을 1970년대에 이어서 스타 캐스팅으로 만든 추리물. 1970년대에도 그랬지만 함께 묶이는 경우가 많은 전작에서 바로 이어지는 속편으로 만들었다.(지만 사실 정확하게 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배트맨 비긴스]에서 [다크나이트]로 이어질 때 했던 실수와 동일하다.) 나일 강 유람선이라는 변형 밀실에서 3명이 살해되고 승객 중 누군가는 범인이며 마지막에 명탐정이 모두를 모아놓고 추리를 통해 범인을 지목하는 고전적인 구도와 핵심 트릭까지 원작의 플롯을 그대로 활용했고 현대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화려한 화면으로 다듬은 전략도 전작과 동일하다. 여러모로 인장이 선명한 시리즈가 되었다.

원작의 핵심 플롯을 거의 그대로 가져다 쓰고 하이라이트의 몇 사건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원작의 이야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추가한 전작에 비해, 등장인물과 성격, 구도를 훨씬 많이 각색한 점이 큰 차이가 난다. 전편에서 이어지는 등장인물은 시리즈로 만드는 과정에서 추가했는데, 나머지는 미국계 흑인과 레즈비언 커플, 인도계 영국인까지 현대적인 ‘정치적 공정성’을 반영해 재구성 했다. 원작과 원작자의 성향을 잘 알고 있는 독자라면 톤이 너무 달라 어색하게 느낄 만한 부분. 이 정도 각색이야 현대적인 해석이라고 넘어가더라도 핵심 인물인 리넷을 긍정적으로 각색한 점은 문제가 크다. 원작에서 리넷에게 모두가 살해 동기를 가지고 있었던 구도가 영화의 재해석으로 흐트러져 버렸는데, 전작과의 연결성도 바로 리넷의 캐릭터에서 나온다는 점에서 심각한 실수라고 할 만 하다. 원작의 분위기에 따라 감정선이 잘 살아나는 작품이 아니다보니 영화에서 완전히 창작한 포와로의 과거사도 사족으로 느낄 만 하다.

명성 높은 고전 추리극을 1970년대 방식의 스타 캐스팅에 현대 기술로 더한 화려한 프로덕션으로 구성한 영화. 원작의 미덕을 잘 활용하고 스타 보는 맛이 있는 무난한 영화인데, 전작과 동일하게 왜 작가가 영화로 만들 생각을 했는지는 여전히 모르겠다. 전설적인 고전을 현대 관객에게 소개할 만한 자격은 충분한 범작.


덧글

  • 잠본이 2022/02/21 12:48 # 답글

    리넷이 긍정적인 인물로 나온다고요? (이마짚) 그렇게 되면 범인(들)의 처지가 되게 미묘해질텐데;;;
    왜 만들었느냐 하는 점은... 뭐 이집트의 화려한 풍경을 큰 화면으로 보여주고 싶어서가 아닐까요(전염병 때문에 여행도 못가니)
  • 유지이 2022/02/26 00:05 #

    완전히 원작을 무시하지는 않았는데, 리넷의 독기를 많이 빼놔서 각색이 묘합니다. 그와 별개로 이집트와 나일강은 ... 아주 볼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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