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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오스 워킹 (2021) / 더그 라이먼 단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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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IMP Awards

생각이 외부에 소리로 드러나는 증상이 심한 토드(톰 홀랜드)는 남자들만 사는 마을에서 따돌림을 받지만 기죽지 않고 밝게 살아간다. 어느날 불시착한 우주선에서 살아남은 여자 바이올라(데이지 리들리)를 만고, 생애 처음으로 마주한 여자때문에 감정을 더 조절하지 못한다. 수색대를 꾸려 바이올라를 쫓는 마을 사람들을 피해 함께 도망치는 토드는 행성에 적으로 여기는 외계인 이외에 여자로만 이루어진 마을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여행을 계속하다 바이올라의 임무도 알게 된다.

지구와 모든 것이 비슷하지만 마음을 형상과 소리로 드러낼 수 있는 특이한 능력을 가진 인류가 전원주의적인 소규모 부락을 만들어 살아가는 세계를 배경으로 한 SF 영화. 외계와 단절하고 마을에 특이한 규율이 있으며, 사실 이 규칙은 진실을 숨기기 위한 책략이라는 근래 유행하는 스타일의 기둥 줄거리와 음모를 엮은 캐쥬얼한 장르물. 비슷한 작품을 몇편 보았다면 정확한 음모는 몰라도 대략 70 ~ 80%는 예상할 수 있을 정도로 전개가 뻔하다. 멀게는 [빌리지]에서 근래 유행한 틴에이저 SF [메이즈 러너][헝거 게임]까지 설정에서부터 반전 있다고 외치는 영화.

패턴이 보이는 기둥 설정보다는 곁가지로 투입한 세부 설정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동력인데, 절제한 특수효과를 사용해 형상과 소리로 내면을 표현하는 아이디어가 좋다. 과하지 않은 CG를 활용해 이야기의 결을 끌고 가면서도 지금이 아니라면 만들기 어려운 시퀀스를 뽑아낸다. 남녀로 나뉘어 교류 없이 살아가는 마을의 대결 구도나 숨겨진 우주선 같은 익숙한 소재를 이야기 리듬을 흐리지 않고 배치해 독특하지 않더라도 지루할 틈이 없는 깔끔한 작품이다.

전반적으로 트렌드를 잘 따라간 범작이지만 몇몇 존재감 있는 아이디어와 흔한 소재를 흐름에 맞춰서 활용해 나쁘지 않게 엮은 범작. 작가에게나 배우들에게나 대표작이랄 수는 없지만, 재능을 증명하기에는 안정적인 작품이다. 무난한 것 투성이에 눈을 사로 잡는 힘은 부족해 얼마 지나지 않아 잊혀지기는 하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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